한국일보

한국계 WSU 패드 천 체육국장...풀만시의원과 ‘한판 승부’

2021-11-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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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풋볼감독 롤로비치 파면 후 방역위반ㆍ업소 침입 등 시비

▶ 천 국장 “소렌슨 의원과 담당 형사 공모해 보복 가능성”

워싱턴주립대(WSU) 풋볼팀의 닉 롤로비치 감독과 코치 4명이 코비드-19 백신접종을 끝내 거부해 파면당한 사태와 관련해 한국계 팻 천 WSU 체육국장과 알 소렌슨 풀만 시의원 사이에 격렬한 마찰이 빚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풀만 경찰은 양자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없었다며 사건을 민사 케이스로 종결지었지만 천 국장은 담당형사가 이해 상반관계가 있는 사람이라며 그가 소렌슨 의원과 공모해 자신에게 보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소렌슨 의원은 롤로비치가 해고당한 하루 뒤인 10월19일 경찰국에 신변보호 요청서를 제출했다. 천 국장 부부가 20여일 전인 9월29일 자신의 보험업소에 찾아와 보험계약 해지를 요구하며 폭언을 퍼부었기 때문에 이들 부부가 다시는 자신의 건물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아달라는 내용이었다. 소렌슨은 당일에도 천 국장 부부의 ‘침입’을 경찰에 신고했었다.


사건의 발단은 천국장이 9월17일 자기 집 앞 텐트에서 30여명과 가진 모임이었다. 소렌슨의 딸 제니퍼 소렌슨이 차를 타고 지나가며 찍은 30초짜리 비디오를 “(마스크 착용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코멘트와 함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천 국장은 자신이 백신접종을 마친 상태였고 제이 인슬리 주지사의 당시 방역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500명 이하 인원이 옥외에서 모임을 가질 경우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천 국장은 2일 경찰국에 해명서를 제출하고 당시 모임은 ‘공무와 관련된 리셉션’이었다며 제니퍼 소렌슨이 마치 자신과 WSU가 공중보건을 해치는 것처럼 호도했다고 지적하고 자기 가족이 사는 집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은 일종의 ‘사이버 왕따’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렌슨 의원이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혈세를 오용하고 있다며 자기 부부는 소렌슨의 권력남용에 피해를 입은 많은 사례 중 하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소렌슨은 올가을 시의원직(4년 임기)의 3선에 도전한 정치인이자 WSU에서 재정학을 가르치는 강사이며 가족과 함께 보험회사와 옷가게를 운영하는 비즈니스맨이기도 하다. 그는 작년 5월 “풀만 카운티 업계가 페쇄조치에서 빨리 벗어나려면 주민들이 검진을 받지 말아야 한다”고 부추겨 말썽을 일으켰다. 당시 인슬리 주지사의 경제재개 요건은 인구 7만5,000명 이하 카운티의 경우 ‘검진결과’ 신규 확진자가 3주간 한명도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천 국장은 9월29일 소렌슨의 보험업소에 찾아간 이유는 그의 딸 제니퍼가 고객인 자기 부부에게 해코지한 데 대해 항의하고 페이스북에서 문제의 비디오를 삭제하도록 요구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케이스를 맡은 조슈아 브레이 형사가 제니퍼의 비디오와 코멘트를 지지하는 댓글을 올렸다며 그와 소렌슨 부녀가 한통속이라고 주장했다.
게리 젠킨스 경찰국장은 브레이 형사의 이해 상반관계를 인정하면서도 그의 조사결과는 객관적이었다며 “내부적으로 그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만 밝히고 이번 케이스를 민사사건으로 종결지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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