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2021-07-0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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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한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

▶ (49) 제주 릿지백 (Jeju Ridgeback)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제주 릿지백 견종의 대표적인 종견 이름 08-64는 2008년 12월15일 생으로 머리 뒤부터 꼬리까지 등에 털이 서있는 릿지백(ridgeback)으로, 세계적으로 희귀한 4개 릿지백 견종중 하나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Photo ⓒ 2021 Hyungwon Kang]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머리 뒤부터 꼬리까지 등에 털이 서있는 릿지백(ridgeback)으로 세계적으로 희귀한 4개 릿지백 견종 중 하나인 제주 릿지백의 등 털이 머리 뒤부터 꼬리까지 서 있는 모습. [Photo ⓒ 2021 Hyungwon Kang]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Photo ⓒ 2021 Hyungwon Kang]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제주 토종견 릿지백은 제주축산진흥원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살고 있지만, 관리자 말고는 사람과 거의 접촉이 없어 사회성을 개발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겨우 제주 토종견의 명맥 유지만 하고 있다. 과학의 발전으로 유전체를 연구할 수 있는 21세기에는 우리와 함께 생활하고 같이 이동해온 우리 주변의 토종개들이 걸어 다니는 역사책이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Photo ⓒ 2021 Hyungwon Kang]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제주 토종견 릿지백 견종 네눈박이 흑구 암캐는 2020년 10월8일 태생으로 이름이 20-11이다. 살아있는 눈빛의 제주 릿지백 토종개는 21세기 사냥개로 그 기능을 발휘할 기회가 없어도 훌륭한 반려견으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풍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2016년 04월 29일생 제주 토종견 릿지백 견종 황구 수캐 이름은 16-10이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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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2021 Hyungwon Kang]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2021년 1월21일 태생 제주 토종견 릿지백 견종 강아지 이름은 21-01 이다. 제주견 관리자 송성륜씨가 강아지를 다루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2016년 4월29일생 제주 토종견 릿지백 견종 황구 수캐 16-10이 제주견 관리자 송성륜씨 뒤를 따르고 있다. 진도개와 비슷하게 생겼으면서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릿지백 (Ridgeback) 특성을 가진 우리 토종개가 제주도에 있다. 이들 제주 릿지백(Jeju Ridgeback) 토종개는 1986년부터 제주도 축산진흥원에서 보호 육성해온 제주토 종견 60여 마리 중 절반 정도 된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2021년 1월21일 태생 제주 토종견 릿지백 견종 황구 암 강아지 21-01가 2020년 10월8일 생 제주 토종견 릿지백 견종 네눈박이 암캐에게 거칠게 놀면서 사나움을 보이며 달려든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021년 1월21일 태생 제주 토종견 릿지백 견종 황구 암 강아지 21-01가 훈련소에서 사회성과 친화성 교육을 받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자기 견사 밖을 거의 나가본 경험이 없는 2016년 2월4일생 제주 토종견 릿지백 견종 황구 암캐 16-01이 견사에 들어온 사람을 지켜보기만 하고 다가오지 않는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어깨부터 꼬리까지 선 털… 희귀한 제주 토종개

인간이 가장 먼저 가축화 했다는 개와 사람의 관계는 아주 각별하다. 따라서 우리와 함께 생활하고 같이 이동해온 우리 주변의 토종개들은 걸어 다니는 역사책이다. 학자들이 발굴한 선사시대 개(prehistoric dogs) 유전자 연구 중 가장 최근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1만1,000년 전에 선사시대 개의 개통이 다섯 갈래로 확인이 된다고 한다.

오늘날의 수백 견종의 조상격인 이 다섯 갈래 고대견의 개통 중 우리 토종개인 삽살개가 그중 한 고대 견종이다. 우리 민족의 역사적인 고대성이 우리 삽살개의 유전체에서 확고하게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중 조선인의 민족 정체성을 사라지게 하여 일본문화권으로 편입시키려고 한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내선일체 사상을 앞세운 일제가 1938년 일본인 모리교수의 제안으로 진도섬에 있는 개들을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하면서, 조선총독부 진도개의 심사 표준은 일본 토종개 가운데 중형견인 기주견(紀州犬)을 기준으로 정했다.


우리 토종개 진도개가 일본개들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주목받을 때만 해도 우리 문화에는 방사 환경에서 유전체적인 다양성을 가진 많은 견종의 토종개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 토종개들이 서양의 견종보다 상대적으로 건강한 생리학적인 우수성을 유지하고 있다. 순종의 정의는 제한된 혈통에서 만들어진 비슷한 모양과 성격의 개들인데, 근친으로 만들어진 순종개들은 건강하지 않은 측면이 많다.

진도개와 비슷하게 생겼으면서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릿지백(Ridgeback) 특성을 가진 우리 토종개가 제주도에 있다. 이들 제주 릿지백(Jeju Ridgeback) 토종개는 1986년부터 제주도 축산진흥원에서 보호 육성해온 제주 토종견 60여 마리 중 절반 정도 된다.

국가에서 관리하면서 다행히 멸종위기로부터 벗어나 순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제주 토종 릿지백은 현재 우리 토종견 진도개와 비슷한 모습을 가진 개가 절반, 나머지 절반은 뒷머리부터 꼬리까지 털이 서있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릿지백 견종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릿지백 견종으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로디지안 릿지백(Rhodesian Ridgeback)과, 태국의 타이 릿지백(Thai Ridgeback), 그리고 베트남의 푸켓섬의 (Vietnamese island of Phu Quoc) 푸켓 릿지백 등 아직까지는 3견종의 개들만 어깨부터 꼬리까지 털이 서있는 견종이다.

로디지안 릿지백은 아프리카 현지 토종개와 유럽의 다양한 개들을 교배해서 만든 인위적인 견종인데, 귀를 내리고 있다. 타이 릿지백과 푸켓 릿지백은 털이 우리 토종개들의 단모보다도 더 짧아서 열대 기후에 적응하고 진화한 견종으로, 귀는 우리 제주견과 같이 세우고 있다.

역사적으로 방사환경에서 번식해온 우리 토종개들은 유전체가 매우 다양하다. 필자가 1990년대에 진도섬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육안으로도 최소 6견종의 다양한 모습의 진도개들을 볼 수 있었다. 2011년에 우리 국내 연구진이 발표한 ‘염기서열에 의한 제주견’ 분석 논문에서도 제주견의 다양한 유전체를 확인해 준다.

최근 과학적인 연구에서 진도개가 유전체적으로 베트남 개와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충격적인 남방견과의 연관성이 확인된 연구를 보더라도, 우리 민족의 고대 활동 구역이 아시아 해변을 따라서 멀리까지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우리 한반도에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는 고인돌 유적이 아시아 해변가를 따라서 역시 분포되어 있는 것은 고대문명간의 교류가 활발했었다는 물증으로 해석된다.


백제 금동대향로(百濟金銅大香爐)에서 베트남이나 태국에서나 볼 수 있는 동물들이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는 데서 백제해상제국의 22개의 담로가 널리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베트남 토종개들과 호주의 딩고(Dingo) 야생개, 뉴기니의 노래부르는 개(New Guinea singing dog)는 다 유전적으로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연관성이 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제주 릿지백 견종은 제주축산진흥원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살고 있지만, 관리자 말고는 사람과 거의 접촉이 없어 사회성을 개발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문헌적인 자료 부족으로 천연기념물 지정 신청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우수한 견종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은 생각도 못하고, 겨우 제주토종견의 명맥유지만 하고 있는 실정이 매우 안타깝다.

필자가 촬영차 제주 축산진흥원 견사를 방문했을 때, 제주 토종 릿지백 개들은 사람에게 매우 온순하지만 어떻게 대할지 모르는 원시적인 개(primitive dog) 모습 그 자체였다. 제주개들 견사 철문에는 이름대신 고유번호로 문패를 걸어놓았고, 자기 구역 밖을 나갈 생각도 못하는 소극적인 개들도 있지만, 가끔씩 견사 울타리를 넘어서 바깥으로 탈출하는 개들도 있다고 한다.

살아있는 눈빛의 제주 릿지백 토종개들은 21세기 사냥개로 그 기능을 발휘할 기회가 없다면, 훌륭한 반려견으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제주견 3마리를 교육해온 애견훈련사들의 공통적인 견해이다. 처음 도착해서는 눈도 마주치지 않고 사람과 만남을 어색해 하던 어린 제주견 3마리는, 겨우 몇 주만의 훈련으로도 학습 능력이 날로 오르고, 훈련사와의 교감을 깊이 나눌 만큼 사회성 또한 풍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우리 토종개 제주 릿지백의 사육환경 개선과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며 구체적인 견종의 우수 번식이 시급하다.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우리·문화·역사 Visual History & Culture of Korea 전체 프로젝트 모음은 다음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www.kang.org/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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