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색인종이 찜통더위 최대피해…숲없는‘열탕동네’서 혹독히 당해

2021-07-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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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주 30명, 오리건주 95명 폭염으로 사망

유색인종이 찜통더위 최대피해…숲없는‘열탕동네’서 혹독히 당해

로이터

지난주 서북미 주민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찜통더위는 상대적으로 숲이 적고 시멘트 건물들이 빼곡한 도심 부위에 밀집 거주하는 유색인종들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혹독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타임스는 시애틀 및 킹 카운티 정부의 최근 조사보고서를 인용, 시애틀 관내에서 같은 시간대에 가장 뜨거운 곳과 가장 시원한 곳의 온도가 무려 23도까지 차이가 났으며 뜨거운 곳은 나무그늘이 부족하고 공장이 밀집한 지역이었다고 밝혔다.

관련 연구기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가 발표한 다른 조사보고서도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쳐 있고 나무가 부족한 소위 ‘열탕동네’에 유색인종이 인구비율보다 높게 거주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도시마다 이런 열탕동네엔 유색인종이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많이 몰려 있다고 밝혔다.


타임스는 이 같은 현상이 해묵은 주거지 분리정책, 저소득층 경계구역 설정 및 유색인종 거주지역에 공해산업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환경적 인종차별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거의 모든 도시마다 경계구역으로 설정된 동네는 그렇지 않은 동네보다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결과적으로 이런 동네 주민들에겐 혹독한 더위와 대기오염이 주요 사망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임스는 또 숲이 열기를 크게 줄여준다며 부자동네의 숲 보유율은 저소득층 동네보다 거의 50% 더 많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를 인용했다.

비영리기관 ‘기후 해결’의 사비타 파티 부소장은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주 서북미를 덮친 찜통더위는 유색인종이 기후변화에 거의 책임이 없는데도 그 영향은 맨 먼저, 가장 혹독하게 받게 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하고 “우리가 25년전에만 이 문제에 대비했더라도 지금 이처럼 큰 어려움은 겪지 않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달 26~27일 서북미를 강타한 폭염으로 인해 현재까지 워싱턴주 서부지역에서 최소 30명이, 오리건주에서는 최소 95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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