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통신] 7월 유감
2021-07-01 (목)
진월 스님 (리버모어 고성선원 원장)
어느덧 7월입니다. 한국달력으로는 이달에 ‘소서’와 ‘대서’ 절기가 있고 ‘초복’과 ‘중복’이 있는 한여름 기간임을 알려줍니다. 작년겨울 ‘동지’이후로 지난달 ‘하지’까지 태양이 반년 동안 커 올랐고 마침내 가장 길게 비추어서, 한창 달궈진 지구의 열기가 치솟아 극도로 더운 시절이며, 온갖 생물들이 그 무더위에 억눌려서 업드려 허우적대는 상황을 보이는 때임을 짐작하게 합니다. 한낮에는 화씨100도를 웃도는 내륙의 산위에서 지내는 산승이, 지난 토요일에 대한민국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샌프란시스코지역협의회 주최 “한반도종전선언촉구 금문교걷기대회”에 참가하여 걸으며, 해변으로부터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에 시원함을 느끼고 즐겼지만, 이번 일요일에 맞을 ‘7.4남북공동선언’일과 아울러 이달 하순의 ‘7.27휴전협정’조인일을 생각하며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지요. 간단히 소회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그 치열했던 태평양전쟁 또는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이른바 제국주의 식민지적 상태로부터 “해방”을 기뻐했던 한민족은 미국과 소련이 그어놓은 한반도의 “38선”으로 말미암아 불완전한 “광복”을 맞아 어수선하였더니, 그 뒤에 미-소의 지원을 받는 정부가 남과 북에 각각 들어서서 상호 불신하다가, 1950년 6.25전쟁 비극으로 그 처절한 동족상잔의 아픔을 겪게되었고, 1953년 7월27일 휴전협정으로 오늘에 이름은 두루 알려진 사실입니다. 벌써 6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반도는 휴전상태에 머물고 있음으로서, 언제 또 전쟁이 재발될지 알 수 없는 불안정한 “화약고”같은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형편이 되었지요. 세계사의 선례를 보면, 대부분 전쟁을 중지하고 (정전), 휴전협정을 맺으면 (휴전), 이어서 종전선언을 하고 (종전), 평화조약을 체결하여 (강화), 정상적인 상태를 회복하여 왔는데, 한반도에는 그 과정이 생략되어 어정쩡한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민족은 공존공영을 위한 통일을 이루는 앞 단계로서, 우선적으로 종전협정과 평화조약을 맺고, 이후의 발전 단계로 나아가야 할 줄 압니다. 그러나 휴전협정 당사자로서는 당시 국제연합(유엔)군 사령관과 북한 및 중국군 사령관이 조인하였기로, 대한민국은 그들의 군과 정부에 그 책임을 알리고 협조를 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과 중국에 종전 및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고, 그것이 해당 각국에 이익이 되며 나아가 세계평화와 인류번영에 도움이 됨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데 노력해야 함이 시급한 과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1972년 7월 4일, 서울과 평양에서는 정부차원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는데, 이는 6.25전쟁이후 근 20년만에 처음으로 남북 당국자가 시도한 매우 중요한 합의였습니다. 그 내용의 개요는, “첫째, 통일은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자주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둘째, 통일은 서로 상대방을 반대하는 무력행사에 의거하지 않고 평화적 방법으로 실현하여야 한다. 셋째, 사상과 이념,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한다.” 였으며, 아울러, “쌍방은 긴장상태 완화, 상대방 중상비방 중지, 무장도발 중지, 불의의 군사적 충돌사고 방지 합의, 남북 사이에 다방면적 제반 교류실시, 등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엄숙히 약속”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의 남북관계는 이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더위 속에 농작물이 성숙하여 가을 결실을 보이듯이, 우리도 남북이 서로의 약속을 성실히 지키고 존중 협력하여,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루며, ‘홍익인간’ 정신으로 지구촌의 다른 나라와 민족을 돕고,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에 솔선수범하는 민족으로 거듭나도록 정진하여야겠습니다. 동서화해 남북통일, 세계평화 만세!
<진월 스님 (리버모어 고성선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