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인 칼럼] 나바호 지역 단기선교

2025-07-09 (수) 05: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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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훈 목사/ 새누리선교교회 담임

지난 주중에 교회 성도 35명과 함께 운전을 해서 아리조나에 위치한 나바호 원주민 단기 선교를 다녀왔다. 나바호 지역은 버려진 땅이요 버려진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여겨진다. 가도가도 끝이 없어 보이는 사막이요 무엇을 심어도 농사가 될 것 같지 않은 잡초만 무성한 황량한 땅… 어느 지역은 여전히 전기도 없고 물도 없기에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미국에서 이런 곳이 존재하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황폐한 곳이다. 땅과 환경이 황폐한 것도 문제이지만 내일에 대한 소망없이 절망 가운데 살아가는 그들의 마음은 더욱 더 황폐해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매해 나바호에 다녀올 때마다 너무 힘들어서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여전히 이 맘때가 되면 마치 무엇에 홀린듯 끌려 가다보니 올해로 벌써10년이상 감당하는 선교가 된 것 같다. 이번 선교에 동참한 성도들의 나이를 보면 2살부터 80세 이르기 까지 전 세대가 함께 했으며 상황을 초월하는 뜻깊은 경험을 하게 된 몇 가지를 나누고자 한다.


나바호 원주민들은 앞에서 언급한대로 버려진 사람들로서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마음속에 남아 있는 깊은 상처와 불신이 있기에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예를 들면 우리 선교팀이 가가호호 방문을 할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조차 열어주지 않는다. 분명 집안에 사람이 있는데도 문을 열어줄 마음이 없는 것이다. 오히려 문을 열어 놓고 있다가도 우리 일행이 오는 것을 보면 문을 닫고 숨어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가는 곳곳마다 분위기가 을씨년스럽고 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대화 하기를 꺼려하며, 스스로 고립되고 두려움 가운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선교팀원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아주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이번에 선교팀 멤버중에 함께온 어린자녀들을 앞장세워 방문을 하자 놀랍게도 그 곳 나바호 어린아이들이 나와 반겨 주고 초청에 응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어린 자녀들이 놀랍게도 자발적으로 나바호 원주민 아이들을 섬겨주는 것을 보며 감동이 되었다. 어른들보다 오히려 어린 아이들이 선교를 더 잘하는 것을 보게 되어 흐뭇했으며, 부모님들 또한 그러한 자녀들을 대견해 하며 어린 자녀들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또 한가지 소중한 것은 나바호 선교지에 오고 가는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로 머무는 시간은 5일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나바호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함으로 예수를 믿고 또한 예배와 기도 가운데 귀신이 쫒겨나며 치유가 일어나는 축복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어린아이들과 유스를 위한 사역을 통해 예수를 믿게 되고 인생이 바뀌는 기적적인 일들을 몸소 체험하며, 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매년 보게되는 기쁨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사실 나바호 지역에 있는 자녀들 가운데 90% 이상이 broken family이며 어린아이들과 틴에이저 자살률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너무나 참혹한 상황가운데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함으로 이들의 삶이 변화되는 것은 분명 이성을 초월하는 하나님의 역사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감사한 것은 우리 선교팀이 나바호 사람들에게 베푼 것보다 우리 자신들이 받은 것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선교팀원들의 많은 분들 가운데 내적 치유가 일어났다. 이런저런 이유로 선교 오기전에 팀원들 마음속에 있었던 상처들이 선교를 통해 치유되고 회복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단기 선교를 마친 마지막 날에 모두가 둘러 앉아 감사한 것을 나누는 시간 가운데, 각자에게 임한 치유와 회복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일주일 동안 많은 희생을 치루고 선교를 감당한 선교팀원들이 무척 자랑스럽고, 소외된 나바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사랑의 나눔을 실천함으로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선교 여행이 된 것에 감사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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