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값 너무 비싼 거 아닌가요?

2021-06-07 (월) 12:00:00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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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너무 비싼 거 아닌가요?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올해 들어 부쩍 많이 듣는 질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팬데믹이 시작된 대량 실업사태와 함께 시작된 미국 경기 하락으로 동반 하락이 점쳐졌던 주택 시장은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작년의 호경기를 넘어서 작년 말부터는 과열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매달 주택 가격의 등락 추세를 살펴보는 지수 중에 HPI(Home Price Index)라는 지수가 있는데, 최근 발표된 4월 말 Radian HPI지수에 의하면 현재 4월 기준 미국의 전체의 주택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약 9.2% 정도 오른 것으로 최근 통계 자료는 보여주고 있다. 특히 남가주 주택 시장은 거의 두 배 이상인 20.2% 가격 인상율을 보이면서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 이렇게 급격히 오른 현 주택 가격은 과연 정당화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며칠 전 동부 보스턴에 잠시 방문할 일이 있어서 비행기표, 호텔, 렌터카 등을 미리 예약했다. 오른 숙박료에도 놀랐지만 더 놀라운 것은 가장 작은 소형 렌트카가 하루에 140달러로 엄청나게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다. 팬데믹 이전에는 하루 50달러 미만 하던 것이 말이다.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지난 부활절 휴가 때 하와이에 그동안 팬데믹으로 여행을 미루었던 관광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렌트카가 하루에 1,000달러까지 치솟았다는 뉴스를 떠 올리게 된다.


팬데믹 기간 중 미루어 두었던 여행, 출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여기에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적자를 감당치 못한 대부분의 렌터카 회사들이 보유 렌터카를 대량 처분하면서 렌터카 숫자가 대폭 줄어든 것이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모든 물가가 팬데믹 이전 보다 상당히 올랐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이러한 가격 오름은 작년보다 올해 들어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지인 중 주에 최소 4번 이상 우버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분이 있다. 최근에 만난 그 분 이야기는 더 충격적이었다. 팬데믹 이전12~15달러 하던 요금이 팬데믹이 시작하고 나서 서서히 오르더니 요즈음은 최소 25달러 이상을 주어야 탈 수 있고 또 우버 차량도 이전같이 많이 운행하지 않아 지금은 최소 15~20분정도 기다려야 겨우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주는 실업수당을 받고 일 안 하는 우버 드라이버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우버 차량이 대폭 줄어 들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팬데믹 이후 미국이 달러 곳간을 대폭 풀어 제친 후유증이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이제는 인플레이션이 현실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럼 이렇게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현재 집값만 비싸다고 할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팬데믹 기간 중 오른 주택 가격도 이제는 다른 물가와 견주어 상대적으로 비교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물가상승율은 연방정부에서 최근 내놓은 4.2% 상승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팬데믹 기간 중 렌트비를 빼놓고 그 이외 거의 모든 물가가 정부가 내어 놓는 인플레이션 수치보다 훨씬 더 많이 올랐다고 느끼는 것은 필자 혼자만의 생각일까? 이렇게 눈에 띄게 주변 물가가 올랐다고 생각해 볼 때 주택 가격만 특별히 너무 올랐다는 주장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다른 오른 물가들을 감안해서 주택 가격을 가늠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주택 가격이 이렇게 폭발적으로 치솟은 이유는 주택 물량 부족, 저이자율, 팬데믹으로 인한 밀레니어세대들의 주택 시장 대거 진입으로 인한 급격한 수요 폭발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주요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팬데믹이 이전부터 지난 수년간 주택 시장에 가장 근본적 문제점으로 대두되어 온 매매 물량 부족 문제는 가격 상승을 주도한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면 앞으로 주택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있을까? 당분간은 하락세를 점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문의 (714) 726-2828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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