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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플로이드 사망’ 경관 평결 절차 돌입...전국 소요사태 ‘일촉즉발’ 긴장감

2021-04-21 (수) 한형석, 캐서린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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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소타 현지는 물론 베이지역 전면 경계령

▶ 워싱턴 DC 방위군 요청...대통령, 유족에 위로전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미니애폴리스 전 경찰관 데릭 쇼빈에 대한 재판이 종료되고 그의 유·무죄를 결정하기 위한 배심원 평결 절차가 19일 시작되면서 미니애폴리스 현지는 물론 가주를 비롯한 전국에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평결 결과에 따라 또 다시 대규모 항의 시위와 약탈 등 소요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각 지역 치안기관들이 경계 강화 및 출동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고, 오클랜드를 비롯한 곳곳에서 일부 업소들이 피해 방지를 위한 나무 패널 등을 붙이고 임시 휴업을 결정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 워싱턴 DC에서는 주 방위군 투입까지 요청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미네소타주에는 주 방위군이 트윈시티 일대에 배치됐다고 CNN 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윈시티는 미네소타주의 최대 도시인 미니애폴리스와 그 동쪽으로 인접한 세인트폴을 합쳐 일컫는 명칭이다.


주 방위군 대변인은 "미네소타 주 방위군의 임무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건물 파괴를 방지하며 (표현·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보장한) 수정헌법 1조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방위군은 미니애폴리스경찰의 지시에 따라 폭력 행위를 억제하고 경찰 업무를 지원하는 한편 소방서·응급구조대 등이 원활히 임무를 수행하도록 지원한다.

CNN은 트윈시티 지역에 3천명이 넘는 주 방위군이 배치됐다고 전했다. 트윈시티 일원에서는 플로이드 살해 혐의를 받는 전 경찰관 데릭 쇼빈에 대한 재판 외에도 흑인 청년 단테 라이트가 백인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 워싱턴DC의 경찰은 19일부터 모든 경찰력이 총동원돼 12시간 교대 근무 체제에 들어갔고 소요 사태 가능성에 대비해 국방부에 주방위군 지원을 요청했다. 뉴욕시도 항의 시위에 대비해 경찰과 매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밝혔다.

로스앤젤레스(LA)경찰의 스테이시 스펠 지구대장은 비상시에 대비해 병력 증강 계획을 수립했다며 "우리는 악의를 품은 소규모 집단이 평화로운 항의 시위를 장악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지역 경찰들은 만일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이다.

샌프란시스코경찰도 경찰관들의 임의 휴가를 취소하고 경찰력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고, 애틀랜타경찰은 주·연방 경찰과 공조하며 경찰관들이 신속히 대응하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소요 사태 때 큰 피해를 본 오클랜드에서는 경찰이 전면 경계 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공공시설과 업소들의 피해 방지를 위해 영업 제한 등 특별한 예방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오클랜드 뿐 아니라 SF와 산호세 등 타도시 일부 업소들은 실제로 3~4일전부터 유리창을 나무 패널로 막는 등 약탈 피해 대비 등에 돌입했다.

오클랜드 경찰국은 알라메다 카운티 셰리프국 등과 협력해 여러 사법기관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주 방위군에 도움을 요청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SF경찰국은 이번 소요사태 위기에 대응해 추가 인력을 동원할 계획이다. 당국은 “평화적인 수정헌법 제1조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민의 권리를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권리를 행사하는 주민들이 타인의 안전을 배려하고, 존중할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쇼빈에 대한 재판 절차는 19일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이 최후 논고와 변론을 마치면서 이제 배심원단으로 넘어간 상태다. 배심원단은 이날로 이틀째 숙의 절차를 이어갔다. 총 12명의 배심원 가운데 6명은 백인이고 4명은 흑인이며, 나머지 2명은 복합 인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낮에는 법원에서 어떻게 평결을 내릴 것인지를 두고 토론을 하고 밤이면 호텔에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현재 쇼빈에게는 ▲2급 살인과 ▲3급 살인, 그리고 ▲3급 과실치사 등 혐의가 적용된 상태로, 이날 오후 늦게 평결 절차를 시작한 배심원단이 이들 혐의에 대해 유·무죄 판단을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흑인 커뮤니티의 거센 반발이 나올 수 있어 전국의 눈이 미니애폴리스에 쏠리고 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이드 유족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하고 격려했다.

숨진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 플로이드는 20일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자신의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유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으며 모든 것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밝혔다.

<한형석, 캐서린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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