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여태까지 누려왔던 우리의 일상을 붕괴시켰다. 인류의 역사를 기원전(B.C.)과 기원후(A.D.)로 구분했었으나 코로나 환란전(Before Corona)와 코로나 후(After Corona)로 역사를 바꾸어 써야할 정도로 우리 삶의 개념과 습관이 많이 바꾸어 놓을 것이다.
코로나 환란속의 많은 잃음에서 하나의 얻음은 ‘우리’라는 개념의 깨달음이다. 모두 혼자 살아가는 것 같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다른 것에 기대어 살고 있다는 것이다. 꽃가루는 바람에 의존해야만 꽃을 피울 수 있고, 바람은 구름에 기대어 쉴 수 있으며 구름은 바람으로 뭉쳐져 비를 뿌릴 수 있어 식물을, 꽃을 피워준다.
타인이 운영하는 식당이, 이발소가, 가게가, 동창회, 사회 여러 모임 등이 우리 생활에 중요했음을 깨달으며 그리움과 아쉬움을 남겨준다. 등산도 동료들과 같이 어울림이 있어서 계속할 수 있었음을 실감한다. 서로 부딪치며 상처받고 상처를 주었어도 사람은 사람에 기대어 살며 서로 배우고 좀더 나은 내일을 갖는 것이다.
고요한 밤하늘의 적막한 야간비행으로 혼자만의 사색을 무한한 행복으로 느꼈던 고독한 영혼 생텍쥐페리의 저서 ‘우연한 여행자’에서 작가가 비행기 기체고장으로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하여 죽음의 문턱에서도 생명의 끈을 붙들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같이 빵조각을 나누어 먹던 동료들에 대한 인간적인 관계와 동료의식의 그리움이었다. 멀리서 깜박거리는 타인들의 불빛들과 소통하려는 의지의 노력을 했던 것이다.
현재 방역법상 개개인이 떨어져있어야 하지만, 카톡 대화방이나 줌 화상모임 같은 접속이 어느 때보다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본다. 우리에 대한 그리움의 소산일 것이다. 함께 어울려 사는 일이 최고로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며 희망을 갖는다.
오래전 저장해두었던 송창식의 ‘우리’라는 노래를 다시 들으며 앞으로 생명처럼 소중한빛을 같이 누리고 우리 모두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가까이 와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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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청원 내과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