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이란·브라질 등 포함돼
▶ 신규 영주권 절차 ‘올스톱’
▶ 국무부 “미국 국민에 부담”
▶ 트럼프 “사기시 시민권 박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21일부터 러시아와 이란을 비롯한 총 75개국 출신 국민에 대해 미국 이민 비자 발급 업무를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국가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신규 영주권 발급 절차를 무기한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국무부는 14일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을 통해 “미국 국민의 복지 혜택을 용납할 수 없는 수준으로 받아 가는 이민자들이 속한 75개국에 대해 이민 비자 발급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중단 조치는 신규 이민자들이 미국 국민의 부를 빼내 가지 않도록 확실히 할 수 있을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또 “이번 비자 발급 중단 조치는 소말리아, 아이티, 이란, 에리트레아 등 수십개국에 영향을 미치며, 이들 국가 출신 이민자들은 입국 시 미국의 공적 부담(public charges)이 되는 경우가 잦다”고 설명했다. 공적 부담이란 기본적인 생계와 복지 서비스를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국무부는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 국민의 관대함이 더 이상 악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국무부가 해당 국가들의 비자 심사 절차에 대한 평가를 완료할 때까지 무기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가 아직 전체 대상국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명단에 따르면 러시아, 브라질, 콜롬비아, 쿠바,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나이지리아, 이집트, 예멘, 이라크, 태국, 몽골 등이 포함됐다.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무부는 이와 별개의 엑스 글에서 “당신이 미국인들을 착취하기 위해 미국에 온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을 감옥으로 보내고 당신의 출신지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 미국에 입국하려는 외국인에 대한 심사 강화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비자 심사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 세계 공관에 공문을 보내 건강, 나이, 재정 상태 등 요소를 고려해 미국의 ‘공적 혜택’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 신청자에 대해 비자 발급을 거부하라고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소말리아의 경우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보조금 횡령 사건에 소말리아계 이민자들이 다수 연루되면서 미 이민당국이 소말리아를 주시하는 상황이다. 국토안보부는 미국에 체류 중인 소말리아인들에 대한 ‘임시 보호 조치’(TPS)도 중단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포함된 것은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이란의 내부 정치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미 시민권을 받은 이민자들에 대해서도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보조금 횡령 사기 사건을 거론하며 “어디 출신이든 귀화 이민자 중 우리 시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쳐 유죄 판결을 받으면 시민권을 박탈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