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UW인권센터, “감옥 안에 또다른 감옥 있다”

2020-11-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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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코마 ICE구치소 실태 폭로

연방 이민국(ICE)이 체포한 불법 체류자들을 추방재판 전까지 임시 수용하는 타코마의 노스웨스트 구치소가 정신질환자나 단식 투쟁하는 수감자들을 보복적으로 독방에 장기간 투옥 시킨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워싱턴대학(UW) 인권센터는 노스웨스트 구치소를 운영하는 민간기업 GEO 그룹의 기록과 이민국 데이터 및 일부 수감자들의 면담기록 등을 분석한 보고서를 최근 발표하고 노스웨스트 구치소가 전국의 다른 어떤 ICE 구치소보다 수감자들의 독방 투옥기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안젤리나 고도이 인권센터 소장은 노스웨스트 구치소가 한마디로 ‘감옥 안에 또다른 감옥’을 두고 있음을 이 보고서가 밝히고 있다며 이 구치소의 수감자 독방 투옥 상황이 국제 인권규범을 잔혹할 정도로 위반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적절한 감독이 근본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민국 서북부 지부의 타냐 로먼 대변인은 이 보고서의 사실여부를 질의한 시애틀타임스에 “이민국은 수용자들에 어떤 보복조치도 취하지 않으며 수정헌법에 따라 수용자들의 인권을 존중한다. 그와 반대되는 말을 한다면 무책임하고, 추상적이며 부정확한 얘기다.

수감상황에 관한 질문은 GEO에 해달라”고 답했다. GEO 측은 타임스의 질의에 지난 주말까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다.

지난 2013년부터 2020년 3월까지 노스웨스트 구치소의 독방 수감자 기록을 분석한 인권센터 보고서는 해당 수감자들이 평균적으로 70일 가까이 독방에서 지냈다고 밝히고 이는 다른 ICE 구치소들보다 29% 길다고 지적했다.

또, 이 기간 독방수감자들의 34%는 정신질환 진단자로 별도 구분됐으며 이들의 평균 독방수감 기일은 38일, 최장기 독박 수감자 기록은 147일이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고도이 소장은 이 같은 상황이 정신질환자들의 독방수감을 엄격히 통제하는 국제기준에 크게 위배된다고 지적하고 관련 국제규범은 정상적인 수감자라도 15일 이상 독방에 투옥 시키는 것은 일종의 고문에 해당하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정신질환자 외에 최소한 6명의 수감자들이 인권유린을 항의하며 단식투쟁을 벌이다가 독방에 투옥된 사실도 밝혀졌다며 이 또한 국제규범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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