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행 첫해 시애틀CC 무료진학 프로그램 ‘성공’

2020-11-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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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팬데믹 불구 846명 커뮤니티 칼리지 진학

시애틀 공립고교 졸업생들의 커뮤니티 칼리지 무료진학 지원 프로그램인 ‘시애틀 약속(SP)’이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 2018년 선거에 상정된 관련 징세투표안에 시애틀주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찬동을 받은 SP 프로그램은 본격시행 첫해인 금년 봄 코로나 사태가 터져 지지부진해질 것으로 우려됐었다.

학교가 폐쇄되는 바람에 각 공립고교에 배치된 SP 프로그램 상담관들도 학생들과 온라인으로 접촉해야 했지만 대부분 저소득층인 이들 학생은 집에 컴퓨터 등 장비가 없기 일쑤였다.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대면수업이 일찌감치 중단된 올해 커뮤니티 칼리지 등록학생 수는 지난해에 비해 전국적으로 22%, 워싱턴주는 13.5%가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뜻밖에도 올해 SP 프로그램 수혜자는 총 846명이나 됐다. 그중 699명이 장학금을 처음 받는 프레시맨이고 나머지 147명은 2년차 학생들로 밝혀졌다.

이는 시애틀 공립고교의 2020년 전체 졸업생 중 약 3분의1에 해당한다. 특히 이들 중 62%가 유색인종 학생들이라고 타임스는 전했다.

재정 뒷받침이 탄탄한 이 프로그램은 학생 100명당 한명씩 담당요원을 붙여주고 있다. 일반 시애틀 대학의 상담관 한명이 500~700명의 학생을 맡는 데 비해 파격적이다.

이들 담당요원은 SP 지망학생의 발굴과 상담은 물론 이들의 대입준비와 대학 재학기간의 수강 스케줄까지 잡아준다.

올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학교교육이 온라인으로 바뀌자 SP는 서둘러 가입학생들의 컴퓨터 장비와 기술부터 점검하고 업그레이드 해줬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학생들이 대부분 작은 아파트 방에 사는데다 부모도 재택근무하기 일쑤여서 동생들을 돌보느라 한가롭게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수 없다는 점이다.

SP 요원들은 웬만한 삶의 역경을 극복하고 있는 이들 학생에게 ‘학업의 끈기’를 강조해주고 고교 졸업장만 받으면 새로운 기회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라고 격려한다고 말했다.

SP 프로그램의 수석 집행이사인 멜로디 맥밀란은 저소득층 고교생들이 대학진학을 쉽게 포기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며 실제로는 대학진학을 갈망하는 학생이 압도적으로 많고 대학교육이 품위 있는 직업을 갖는데 막중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SP는 원래 ‘13학년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시애틀의 6개 공립고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됐고 예산도 독지가들의 기부금으로 충당했었다.

그러다가 2018년 6억달러에 달하는 징세안이 통과되면서 전체 고교로 확대됐고 지난해엔 처음으로 2차년도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지원됐다. SP의 현재 연간예산은 570만 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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