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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메이저 왕관…‘빨간 바지의 승부사’김세영

2020-10-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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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 LPGA 신인왕·역대 최소타 등 ‘차곡차곡’, 메이저 대회는 29번째 도전 끝에 정복

6년 만에 메이저 왕관…‘빨간 바지의 승부사’김세영

김세영이 11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4라운드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퍼트를 한 뒤 주먹을 쥐어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

11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이후 첫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차지한 김세영(27)은 아마추어, 국내 프로 무대, 미국까지 정상급 기량을 유지해 온 선수다.

아버지 김정일(58)씨를 따라 골프 연습장에 간 것을 계기로 골프를 접해 초등학교 때 본격적으로 시작, 중학교 2학년이던 2006년 한국여자아마추어 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일찍이 LPGA 투어 진출의 포부를 품었던 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013년 3승, 2014년 2승을 거둔 이후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이듬해 LPGA 투어 무대에 뛰어들었다.


2015년 LPGA 투어에서 3승을 챙기며 신인상을 거머쥐더니 이듬해 2승, 2017년과 2018년에는 1승씩 따냈고, 지난해에도 3승을 수확해 매년 우승 소식을 알렸다. 상금 순위도 첫해 4위, 이후 6위, 10위, 7위, 2위로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해 성공을 거뒀다.

태권도장을 운영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태권도를 배우며 어린 시절부터 기초 체력을 길렀다는 김세영은 163㎝로 체구가 큰 편이 아님에도 장타가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이 대회 전까지 이번 시즌 LPGA 투어 평균 드라이버 거리 12위(266.95야드)에 올라 있다.

호쾌한 샷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탄탄한 경기력에 강한 승부사 기질을 지닌 그는 경기에서 극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는 선수로도 특히 유명하다. 국내에서 뛸 때부터 유독 역전 우승이 많아 ‘역전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때마다 빨간색 바지를 입곤 해 ‘빨간 바지의 마법’ 같은 수식어도 따라다닌다.

2018년 7월 마라톤 클래식에서는 최종합계 31언더파 257타로 우승, LPGA 투어 사상 72홀 역대 최저타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은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종전 기록(27언더파)을 경신했다.

지난해 11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LPGA 통산 10승을 돌파, 박세리(25승), 박인비(20승), 신지애(11승)에 이어 한국 선수로 네 번째로 LPGA 투어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으나 ‘메이저대회 우승’만큼은 숙제로 남아있었다.

2014년 ANA 인스피레이션을 시작으로 이 대회 전까지 28차례 메이저대회에 출전, 준우승 2번을 비롯해 8차례 탑10에 들었으나 정상 등극의 고비를 넘지 못한 메이저대회는 그에게 ‘아픈 손가락’처럼 여겨진 부분이었다. 29번째 두드린 끝에 그 문이 마침내 열렸다.

짜릿한 ‘역전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여느 때처럼 빨간 바지를 입고 일궈낸 이번 우승으로 그는 ‘메이저 여왕’ 대열에 합류함과 동시에 LPGA 우승 횟수에서 한국 선수 중 공동 3위에 오르며 ‘전설’로 가는 길을 열어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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