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200만에이커 산불$불적란운 현상
▶ SF 세자릿수 기온‘평균’ 될지도

서부 해안 3개주에서 40여개가 넘는 대형산불이 발생하는등 서부 5개주에서 약 85개의 산불이 맹렬히 타오르면서 하늘이 오렌지색으로 물드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주변이 안개로 싸여있는 가운데 오렌지색으로 물든 하늘로 인해 마치 영화속 지구종말의 날같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일 베이지역 하늘은 전날보다도 색채가 짙은 붉은 오렌지 빛을 띠며 재까지 내렸다.
SF게이트의 보도에 따르면 대니엘 스웨인 UCLA 기상 과학자는 트위터를 통해 “극도로 밀도가 높은 대형 산불 연기로 야행성 불적란운(pyrocumulunimbus clouds) 현상이 발생하면서 9일 아침 모든 해를 가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아침 햇빛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붉고 어두운 하늘이 나타나면서 밤인지 낮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같은 '오렌지 하늘' 현상은 연기와 잿가루가 대기를 뒤덮으면서 햇빛 중 녹색과 청색은 대기를 통과하지 못하고, 적색과 황색만 대기를 통과해 땅에 도달하기 때문이라고 기상 전문가인 저드슨 존스는 말했다.
그는 "대기를 뒤덮은 입자 녹색과 청색이 차단되면서 하늘이 마치 일출이나 일몰처럼 보이게 된다"면서 "산불에 가까이 갈수록 햇빛이 대기를 전혀 통과하지 못해 한밤중처럼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재가 내리기도 했다. 국립기상청의 로저 게스 예보관은 “콩코드 부차넌 필드 공항 등에서 상당한 양의 재가 내려 마치 눈이 내리는 것과 흡사한 정도였다”고 말했다. 헤이워드에 거주하는 김씨는 “날씨가 시원해지는가 싶어 창문을 열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창문가에 재가 쌓여 있었다”며 “차 지붕에도 재가 내려앉은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마치 지구 종말을 방불케 하는 이 같은 현상은 캘리포니아의 ‘뉴 노멀’이 될 수 있다고 UC버클리 기상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올해 캘리포니아에서 산불로 전소된 면적은 200만여에이커이며 이같은 대형 산불 연기가 대기 상층부에 갇혀 비정상적인 하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불과 폭염은 캘리포니아의 한 부분이었으나 문제는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가”라며 “불행히도 대부분의 과학적 연구는 향후 수십년간 비슷한 상황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지난주 폭염으로 들끓었던 샌프란시스코의 세자릿수 기온은 점차 새로운 평균 기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9일 재가 내리면서 호흡기 질환 등 건강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그러나 CBS뉴스에 따르면 의료 전문가들은 입자가 큰 재의 경우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스탠포드 대기오염 및 건강 연구소의 매리 프루니키 박사는 “(재를) 흡입하면 호흡기 시스템 어느 정도까지는 내려갈 수 있으나 입자 크기 때문에 중간에서 막혀 버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이지역 대기관리국 랄프 보만 당국자는 “믿기 힘들겠지만 일부 지역을 제외한 베이 전역의 대기 상태는 9일 ‘보통’에서 ‘좋음’이었다”며 “더 미세한 입자가 대기 센서를 작동 시켜 AQI 수치가 높아지면 단기적인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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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