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시애틀 비극적 실수”…베스트 경찰국장 은퇴 관련 언급

2020-08-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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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즈 부국장이 국장대행 맡아

시애틀 시위 사태에 대해 강경한 어조로 이야기를 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카르멘 베스트(55) 시애틀 경찰국장의 은퇴 선언에 대해 또다시 ‘한 마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 브리핑 중 “(시애틀 경찰국장 은퇴는) 시애틀이 비극적 실수를 범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애틀시의회가 경찰예산 삭감을 강행해 결국 경찰국장을 물러나게 한 것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다.


과거 경찰과잉진압 및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가 캐피톨 힐 지역을 장악했던 CHOP에 대해서도 ‘무정부주의자’, ‘폭도들’이라고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 정부는 경찰예산을 삭감한 도시에서 발생한 폭력을 진압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시애틀 등에서 폭력시위가 발생할 경우 연방 요원을 파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베스트국장이 그동안 나름대로 해온 업적을 볼 때 그녀가 경찰을 떠나는 것이 싫다”면서 “결국 베스트 경찰국장을 사임하도록 한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시애틀시의회와 시위대 등을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베스트 국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한 마디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스트 국장이 시장과 시의회가 필요한 예산을 주도록 설득하는데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제니 더컨 시장과 베스트 국장이 경찰예산삭감에 반대했던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시애틀 최초의 흑인 여성 국장이었던 베스트 국장은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은퇴가 시의회의 예산 및 연봉 삭감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녀는 이날 “시애틀시의회가 경찰 예산 문제와 관련해 나와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나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제니 더컨 시장도 이날 “오늘은 시애틀시에서 가장 슬픈 날”이라며 “베스트 국장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업무를 수행했었다”고 평가했다.

더컨 시장은 이러면서 공석이 된 베스트 국장 자리를 대신할 신임 국장 선발 작업을 올해 안에는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9월2일부터 당분간 에드리언 디아즈 시애틀 경찰국 부국장이 경찰국장 대행을 수행하게 된다.

엘렌스버그에 있는 센트럴 워싱턴대를 졸업한 뒤 지난 1997년 시애틀 경찰에 입문한 디아즈 부국장은 순찰대와 자전거부대, 잠복부서, 조사부 등에서 일을 했다.

특히 사우스 파크 지역에서 청소년 범죄 예방 프로그램을 훌륭하게 수행해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올해 초 부국장으로 승진했었다.

디아즈 부국장은 “그동안 베스트 국장은 나에게 멘토 역할을 해줬던 최고의 리더였다”면서 “경찰국장 대행을 맡게 되면 시애틀시의 공중안전 문제에 대해 새로운 접근과 변화를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디아즈 부국장은 지역사회에서 열심히 일을 해왔고 경찰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 동료들로부터 신망을 얻고 있지만 조직을 이끈 경험이 거의 없어 2,000명이 넘는 시애틀 경찰국을 아무 문제없이 이끌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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