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시험 안보고도 변호사 자격증 받는다

2020-08-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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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대법원 코로나로 사법시험 변경토록 결정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백명의 예비 법조인들이 시험을 치르지 않고도 워싱턴주 변호사 자격증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워싱턴주 대법원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변호사 자격증 획득에 필요한 시험을 일시적으로 면제하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디플로마 특권(diploma privilege)’을 선택한 예비법조인들은 사법시험을 시험을 치르지 않고도 변호사 자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디플로마 특권은 시험을 치르지 않고 주내 인가된 로스쿨 등을 통해 변호사 면허증을 발급받도록 한 것이다.

다만 이런 혜택은 7월 말 치러진 시험과 9월 시험 등록생에 한해서만 주어졌다.

워싱턴주 변호사 협회에 따르면 총 571명의 지원자가 디플로마 특권을 선택해 변호사 시험을 치르지 않고 변호사가 될 예정이다.

대법원이 이같은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한 것은 지난 6월 시애틀대학(SU) 법학대학 교수진이 제기한 청원을 받아들인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애틀대학 로스쿨 아네크 클라크 학장은 법원에 보낸 서한을 통해“코로나19와 조지 플로이드 살해사건으로 촉발된 사회불안으로 학생들의 삶이 완전히 뒤바뀌며 사법시험 준비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의 결정은 법조계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부에서는 새 변호사들의 능력을 일률적으로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개인상해전문변호사 사라 매일키는 “변호사 시험은 특정 분야에 정통한지 여부를 측정하는 것 외에도 인내심 등 효과적인 업무수행에 필요한 여러가지를 본다”며 “기업들이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가운데 누구를 고용하고 싶어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도 ‘디플로마 특권’에도 불구하고 사법시험을 치르고 있다.

지난 달 말 80명이 시험을 치렀고, 9월에도 50여명이 타코마와 스포캔에 마련된 장소에서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이미 변호사 선서를 마치고 지방법원 판사 사무실에서 시보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인 드레스처(25)도 이번에 시험을 치르지 않았지만 오는 2월 아이다호에서 변호사 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수년간 준비해온 시험에 합격해서 자부심과 자족감을 얻고 싶다”는 것도 이유지만 “이 시험에 합격하지 않는다면 업계에서 내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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