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구 생태계의 마지막 경고

2020-07-29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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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역사를 구분할 때 우리는 기원전, 기원후 혹은 BC, AD로 쓰곤 한다. 기원전을 말하는 BC는 ‘Be fore Christ’ 즉 '예수 그리스도의 이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기원전 1세기는 기원전 100년부터 기원전 1년까지를 말한다. 또 기원후를 말하는 A.D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점으로 '주의 해'라는 뜻이 담긴 'Anno Domini'의 머리글자를 따서 정한 것이다.

그렇게 2000년이 흘러오는 동안 그 사이사이에는 수많은 문명의 부침이 있었다. 그리고 인류는 달나라에까지 인간을 보내는 인류 최초의 역사를 창출했다. 하지만 지난 100년간 가속화된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자연 환경은 엄청나게 훼손되고 말았다.

수질 오염은 말할 것도 없고 자연이 더 이상 스스로 정화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 이로 인해 생기는 각종 문제점을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화석 연료로 인한 대기 오염, 산성비 같은 환경 훼손정도로는 이제 무감각한 상태가 돼버렸다.


다행스럽게도 대자연은 더러워지더라도 어느 정도는 스스로 깨끗해지는 자정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자정 작용도 이제는 인간을 포기해 버린 듯하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각 지역별 자연 생태계 파괴로 동식물 100만 종이 멸종 위기라고 한다. 갈수록 늘어나는 인간이 풍요로운 생활을 하기 위해 해양과 육지 등 지구 전체를 개발하는 하는 것도 모자라 핵폐기물까지 가세하니 그야말로 시한폭탄이다.

1954년 3월 남태평양 비키니섬 핵실험장에서 미국 최초의 수소폭탄 실험이후 핵 이용 문제에 대한 논란은 국제사회에서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제로 각국이 핵실험을 한 이후 곳곳의 토양과 지하수가 방사성물질로 오염되었다. 어쩌면 코로나 사태는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이 더 큰 재앙을 불러오기 전에 인간을 일깨우는, 자연이 보내주는 마지막 경종이 아닐까.

최근 중국의 사태를 보더라도 자연의 화가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그동안 중국이 세계 강국 G2에 오르기까지 각종 산업 및 핵개발 등 각 분야에 걸쳐 얼마나 많은 발전을 이룩해 왔는가. 그 과정에서 생긴 생태계 파괴 및 환경오염 문제는 어느 정도 심각할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중국은 지금 엄청난 자연재해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기록적 폭우로 사상자와 이재민 속출, 가옥과 농경지 침수, 국보급 성과 탑 등이 붕괴되고 세계 최대규모인 싼샤댐의 일부를 개방해 방류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지진과 메뚜기떼까지 출몰해 모두가 야단이다.

생태계가 파괴되면 피해는 결국 인간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자연과 인간은 서로 떨어져 존재 할 수 없고, 엄밀히 말하면 인간은 자연생태계의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인간성 자체가 파괴되어 가는 상태로까지 치닫고 있다. 우리가 섭취하는 소, 돼지, 닭, 오리 등의 가축들이 더 이상 눈뜨고 볼 수 없는 상태로 키워지고 도축되는 것이 현실이다.

B.C.(Before Corona) 1년이었던 2019년까지는 인간의 탐욕이 부른 자연의 경고를 무시하고 살았다면, 코로나19 원년인 올해부터는 인간의 이익과 편의보다 죽어가는 동식물과 파괴되어 가는 지구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삶이 우선 돼야 하겠다.

항상 사람들로 북적대던 맨하탄이 이제는 썰렁한 상태가 되어 있고, 빌딩이 즐비한 그 자리에는 탐욕과 오만의 바이러스만 넘실거리는 듯하다. 권력과 자본의 거대한 힘에 찌들려 살던 탐욕적인 사람들이 자연을 착취한 결과, 자연 생태계는 우리에게 더 이상 공존할 수 없다고 코로나를 보낸 것은 아닐까.

자연계에서 가장 오만한 인류에게 가장 작은 존재인 바이러스가 메시지를 전달하러 왔다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코로나는 탐욕 바이러스에 걸린 인간이 자초한 재앙이자, 탐욕적인 인간을 향한 지구 생태계의 마지막 경고이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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