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의사가 코로나 퍼뜨렸다” 요양원이 의사 고소

2020-07-2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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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명 감염 렌튼요양원

시애틀지역 한 장기요양시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사실을 숨기고 진료를 계속해 집단 감염을 유발했다고 해당 의사와 병원을 고소했다.

렌튼 요양재활센터는 최근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알고도 진료를 계속한 의사와 감염사실을 알고도 의사에게 진료를 강요한 병원 때문에 9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며 타코마 스웬슨 헬스케어 소속 의사 니시타 브훔카르와 스웬슨 헬스케어를 상대로 킹 카운티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렌튼요양재활센터는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총 53명의 거주자와 47명의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 이 가운데 9명의 환자가 사망했다.


소장에 따르면 렌튼요양재활센터와 계약을 맺고 거주자 진료를 위해 의사를 파견하고 있는 스웬슨 헬스케어 소속 의사인 브훔카르는 지난 3월 10일 자신이 코로나19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병원 측에 알렸다.

하지만 스웬슨 헬스케어 최고경영자(CEO) 다렌 스웬슨 박사는 이 의사를 집에 격리시키는 대신 일을 하도록 지시했고, 3월 13일 아무 이상이 없는 것처럼 체크리스트를 작성한 뒤 환자를 진료 토록 했다.

당시 렌튼요양재활센터는 다른 장기요양시설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방문객을 금지시키고 의사들도 열, 기침 등 코로나19 증상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체크리스트를 작성해야 출입이 허용됐다.

소장에 따르면 이 의사는 대부분 질문에“아니오”라고 답했고, 3월 16일 코로나19 테스트 결과 양성 반응을 보인 이후에도 진료를 계속했다는 것이다.

렌트요양재활센터측 변호사 댄 위스크도프는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해 많은 소송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번 건처럼 고의적인 행위는 본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병원측은 이에 대해 의사와 환자들의 감염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의사측 변호사 프란시스 플로이드는 코로나19예방을 위한 주정부와 CDC가이드라인과 지침을 따랐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요양원 등 대규모 시설에서 코로나19확산에 대한 책임공방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와중에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시애틀 킹 카운티 공중보건국 대변인 샤론 보간은 “장기요양시설 등 집단환경에서는 각 개인이 어떻게, 어디서, 누구로부터 감염됐는지 추적하기 어렵다”고 말해 요양시설의 감염 원인을 추적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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