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 젠트리피케이션 심각…집 팔고 떠나는 주민도 늘어

2020-07-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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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명중 1명 임대료 때문 이사

시애틀 젠트리피케이션 심각…집 팔고 떠나는 주민도 늘어

도심지역의 집값이나 렌트 폭등으로 외곽으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시애틀에서 더욱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애틀 한국일보

도심지역의 집값이나 렌트 폭등으로 외곽으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시애틀에서 더욱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퓨짓사운드지역협의회(PSRC)는 2019년 가구주 이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4명 가운데 한 명꼴인 26%가 임대료 인상, 재정불안, 재개발 등의 요인 때문에 이사를 했다고 답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이주를 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이번 조사는 지난 5년 간 이사를 경험한 킹, 피어스, 스노호미시, 킷샙 카운티 주민 3,000명을 대상으로 인종, 소득수준에 따라 나눠 실시됐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14%가 임대료 인상이나 주거비 상승으로 이주했다. 재정상태 변화로 기존에 살던 집을 감당할 수 없어 이사했다는 사람은 7%였고, 살던 건물이 철거, 개조되거나 혹은 집주인이 퇴거요청을 한 경우도 5%에 달했다.

이를 모두 더하면 전체 이주자의 26%에 달하는 것으로 7만9,000명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이사를 결정해 사실상 시애틀에서 ‘강제 퇴거’된 셈이다.

임대료 상승을 이유로 이사한 사람들은 인종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고소득층에 속하는 백인과 아시안들은 흑인, 히스패닉, 아메리카 원주민, 다민족 등에 비해 임대료 인상으로 쫓겨날 가능성이 훨씬 적었다.

시애틀지역 주민들의 가장 큰 이사 이유는 공간에 대한 욕구였다.

응답자의 37%가 더 넓은 집으로 옮기기 위해 이주를 결심했다고 답했다. 더 넓은 공간으로 찾아 이주를 결정했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에 백인은 46%였지만 유색인종은 30%에 불과했다.

백인들은 또한 렌트 대신 새로 집을 사거나 더 나은 학군, 범죄가 적은 곳을 찾아 이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약 2%에 달하는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가 떠나거나 살고 있는 동네의 이웃이 바뀌어 이사를 결심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되는 동네에서 종종 발생한다고 말한다.

젠트리피케이션과 다른 경향이지만 시애틀지역 주택을 판매하고 아예 타주로 옮겨가는 주민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레드핀 보고서에 따르면 올들어 집을 팔고 시애틀 지역을 떠난 사람이 13.7% 늘었다.

또한 시애틀지역 주택소유자가 집을 팔고 떠나는 순전출은 지난해 2분기에는 363명에 불과했으나 올 2분기에는 6,007명으로 무려 15배이상 증가했다.

시애틀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지역은 애리조나 피닉스,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LA는 물론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소유자들이 시애틀을 떠나는 이유는 낮은 모기지 이자로 다른 지역에 주택을 구입해 떠나는 경우는 물론 재택근무 등이 훨씬 용이해진 것도 시애틀을 떠나는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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