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민주당 도시에‘백골단’ 투입

2020-07-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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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틀랜드 인종차별 반대 시위 과잉진압 비난

연방정부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공권력을 투입해 인종차별 반대시위를 과잉진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신원을 숨긴 연방 요원투입을 주요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위 진압을 위해 1980∼1990년대 한국에서 악명을 떨쳤던 ‘백골단’을 연상시키는, 신원을 숨긴 연방 요원들을 투입한다는 방침에 “독재정권이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우리는 법 집행기관(law enforcement)을 보낸다”며 “우리는 이런 일이 도시들에서 일어나도록 놔둘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과 시카고, 필라델피아, 디트로이트, 볼티모어, 오클랜드, 캘리포니아를 거론하며 이들 도시 수장들은 “진보적(liberal) 민주당원들”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위장복을 입고 얼굴을 가린 연방요원들이 시위대를 둘러싼 뒤 이들을 경찰 등 표식이 없는 차량에 태우는 동영상이 공개된 뒤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장과 시의원 등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요원 철수를 촉구해왔다.

앞서 연방요원 투입을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한 ‘정치극’이라고 비판했던 테드 휠러 포틀랜드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그(트럼프 대통령)는 법을 위반하고 있을 뿐 아니라 포틀랜드 시민들의 삶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말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이후 일부 지역에서 과격 시위와 약탈 행위가 나타나자, 지난달 자신을 “법과 질서의 대통령”이라고 선언하며 미 연방군을 투입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연방정부 요원들은 지난 주 포틀랜드에서 경찰의 만행과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시위에 대해 단속을 시작했다. 이들은 최루탄을 사용했고, 시위대를 체포할 때 피의자의 권리를 알리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그들은 사흘 동안 거기에 있었는데 무척 짧은 시간에 환상적으로 일을 해냈다. 문제가 없다”며 “그들은 많은 사람들을 붙잡았고 우두머리들을 감옥에 넣었다. 이들은 무정부주의자들이다”고 주장했다.

연방정부의 방침에 대해 미 전역에서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국토안보부 측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사과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은 시위대를 “폭도이자 무정부주의자들”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포틀랜드시 당국자들은 다수가 평화적인 시위대이며 일부가 말썽을 피우고 있다고 구분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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