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방군이 포틀랜드시위대 진압 나서 논란

2020-07-20 (월)
크게 작게

▶ 포틀랜드 시장 “연방군 도움 안되니 빨리 떠나라”

연방군이 포틀랜드시위대 진압 나서 논란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위대가 19일 시위 진압을 위해 연방군이 투입된 데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경찰과잉 진압 및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방군이 시위 진압에 나서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과잉진압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시위 현장에 연방군이 투입된 것에 대해 포틀랜드 시정부가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지방정부와 트럼프 행정부간에 마찰이 심화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7일 소속 기관 배지를 착용하지 않은 연방 요원들이 포틀랜드 시위대를 체포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시위 현장엔 주로 주정부나 시정부 소속 경찰이 투입되는데, 국토안보부가 사전 조율없이 요원들을 파견해 시위 진압에 나선 것이다.

주말인 18일 밤에는 시위 현장에서 무장 경찰들이 최루탄을 발사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시위대들은 경찰의 공격이 거세지자 인간띠를 만들거나 나체 시위를 벌이며 저항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출신인 테드 휠러 포틀랜드 시장은 CNN ‘스테이트오브더유니온’에 출연해 “연방군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며 “그들의 존재는 더 많은 폭력과 기물 파손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혀 상황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휠러 시장은 “여기서는 연방군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에게 여기 와달라고 요청하지도 않았다. 사실 그들이 떠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연방군이 상황을 더 위험하게 만들고 있으며 주민이나 지역 경찰이 현재 연방군이 벌이고 있는 진압 전략 때문에 죽을까봐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틀랜드에서는 지난 5월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경찰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이후 다른 지역에서처럼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거세게 일어났다.

포틀랜드 시위는 최소 50일 이상 지속됐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평화롭게 집회를 했지만 최근 연방군의 폭력적인 진압과 강제 해산, 체포 등으로 시위 양상도 폭력성을 띠게 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온라인에 퍼진 영상에서는 경찰로 위장한 국토안보부 직원이 소속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차량에 시위대를 체포해 연행해가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CNN에 따르면 관세국경보호청(CBP)은 포틀랜드 시위대를 체포하는 데 일조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무정부주의자들이 포틀랜드에서 연방 자산을 훼손하고 연방정부 직원들을 다치게 할 의도로 시위를 조직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리건주 법무장관과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등은 지난 17일 국토안보부에 대해 불법과 권력 남용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일인 19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는 포틀랜드를 도우려는 것이지 해치려는 것이 아니다”며 “그들의 지도력은 수개월 동안 무정부주의자들과 선동가들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왔다. 우리는 연방 자산과 국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주정부가 시위대 등에 약하게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