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시장 대기업세 반려… 비토권 행사도 안해

2020-07-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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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은 다시 시의회로’

시애틀시장 대기업세 반려… 비토권 행사도 안해

제니 더컨 시애틀시장이 최근 시의회에서 통과된 ‘대기업세’에 사인을 하지 않은 채 시의회로 다시 돌려보냈다. 연초에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시장 / 시애틀시

제니 더컨 시애틀시장이 최근 시의회에서 통과된 ‘대기업세’에 사인을 하지 않은 채 시의회로 다시 돌려보냈다.

더컨 시장은 지난 17일 연간 700만 달러 이상의 봉급을 지급하는 대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점프 스타트 시애틀’법안에 사인을 하지 않은 채 시의회로 돌려보냈고 비토(Veto)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안 시행의 마지막 단계인 서명을 하지 않고, 그렇다고 법안을 거부하겠다는 비토도 행사하지 않아 시의회가 이 법안에 대해 재검토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레사 모스퀘다 의원이 제안한 이 법안에 대해 시애틀 시의회는 지난 6일 무기명 투표를 통해 7-2로 통과시킨 뒤 이를 더컨 시장에 넘겼다.

더컨 시장이 사인만 하면 법안이 제정돼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더컨 시장은 시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유감스럽게도 현재 이 법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법안이 세금의 합법성이나 규모뿐 아니라 시애틀시와 스몰 비즈니스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한에 따르면 시장은 중산층은 세금은 좀 덜 내고 부유한 기업과 사람들은 공정한 몫을 내야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이 법안이 충족시켜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오히려 일자리당 평균 2,700달러를 더 걷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 법안이 시의 세입증가 측면에서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컨 시장은“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에 무엇을 남길지 확실하지 않다”며 “지금 이 법안이 대상으로 하고 있는 고용주들이 바로 우리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고 우리 시에 세금을 내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또“이 법안이 시애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내년 2022년 세금이 걷히기도 전에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일명 대기업세로 불리는 이 법안은 연간 급여 총액이 700만달러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연봉이 15만 달러 이상인 고액연봉자에 대해 0.7%~2.4%의 세금을 더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세금은 해당 근로자가 아니라 기업이 내는 것으로 이를 통해 연간 2억 달러 이상의 세금을 더 거두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의회는 이 세금으로 코로나 팬데믹 구호와 중소기업 지원, 저렴한 주택건설, 지역발전 등에 쓰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기업세 부과대상이 되는 시애틀시내 기업은 아마존과 익스피디아 등 800여개
업체로 정부기관이나 그로서리 스토어, 비영리 의료기관 등은 제외된다.

그동안 대기업세에 대해 시애틀 지역 비즈니스들의 입장도 엇갈리는 상황이었다.

일부 기업들은 이 법안에 지지의사를 표명한 반면 다른 기업들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세금을 인상하면 기업들이 시애틀 시를 떠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실제로 최근 대기업세 부과대상인 아마존은 시애틀 지역 신규채용 인원을 36%나 대폭 줄이며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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