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작은 꽃밭과 텃밭

2020-07-20 (월) 윤관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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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꽃밭과 텃밭에
처음으로 여러 가지 묘종 심고 씨도 심었네
주위에 작은 나무도 심었네
내 작은 가슴에 꿈도 함께 심었네
매일 구슬땀 흘리며
잡초도 뽑고 물도 주니
꽃도 채소도 나무도 자라네
얼굴은 구리빛 농부의 얼굴
식물이 자라는데
흙(토양),햇빛, 물이 중요하다는 것
새삼 경험으로 알겠네
밭일에 열중하느라
땀방울이 눈으로 들어가고
모기에 물릴 때도 있네
주위에 있던 큰 나무들에 기생하는
넝쿨을 치우느라 두 팔에 독이 묻어
가려워 고통스럽기도 하네
시원해진 나무들 생각하니
내 가슴에 산들바람이 부네
내 작은 꽃밭과 텃밭에
나비도 벌도 잠자리도 찾아 드네
청량한 새소리도 들리네
힘든 것 잊고 기쁘고 즐겁네
직접 기른 상추를 먹으니
맛도 좋고 기분도 좋네
토마토, 고추, 당근, 파, 브로콜리,
부추, 깻잎도 자라고 있네
씨 뿌려 자라나는
코스모스와 해바라기가
꽃 피고 지기 전에
코로나바이러스19도 사라지고
정다운 사람들이 찾아와 함께 즐기기를
손꼽아 기다리네
인간의 육체도
흙에서 왔다 흙으로 돌아가니
흙을 가까이 하련다.

<윤관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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