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랑이 흐르는 꽃봇대

2020-07-06 (월) 김윤환 / CUNY 교육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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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속 마음 감춘 줄 모르고
새들은 앉아서 째액 째액
재잘거리는 새들 예뻐
귀를 쫑긋 세우는 키다리 아저씨
가져온 이야기 보따리 풀어달라며
새들 벗 삼아 혼자 서있어도 외롭지 않네

새들 떠나면 하늘 쳐다보며
구름에게 미소짓는 꽃봇대
구름아 난 광고 모델이야
하루종일 서있어도 다리 안아파

바람이 훠이 훠이 날아와
춤추며 씽씽 쌩쌩 노래하거든


밤이면 가로등 꺼내 골목길 밝게 비추고
꽃줄 내어 가정까지
나란히 달려가는 사랑의 등불
술 취한 아저씨 화장실 삼아도
못 본척 그저 미소만 짓네

생명나무에 꽃이 피는 날 / 김윤환

우리 눈 둘이지만 하나로 보이 듯
이제 나무 군과 꽃 양은 한 뿌리 입니다
두 개의 색깔이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색깔을 만들고
두 대의 악기가 삐빼 삐빼 하모니를 이루어
하나의 음악이 되듯이
쿵덕 쿵덕 떨리던 두 가슴이
이제 하나의 심장 소리를 냅니다

알콩달콩 장미빛 삶을 살다가도
어느 낮선 항구 지나다 암초 한 번 만나면
독수리발 꺼내어 할퀴고 으르렁거리며
전갈로 쏘며 엉겅퀴로 쿡쿡 찌르지

악기가 비어있어야 울리 듯
서로의 마음을 비우고
그 빈 마음에 서로의 체온으로 채우며
스멀 스멀 같은 숨결 느끼고
마음도 포개고 사랑도 포개주오

따다다다 ~ 따다다안 ~ 따다디아 ~ 따다디안 ~

<김윤환 / CUNY 교육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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