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구밀복검 없는 사회

2020-07-06 (월) 하세종 / 뉴욕 지역사회한인회 연합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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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난감한 사자성어 ‘구밀복검(口密腹劍) 이 오늘날 코로나 후자로 등장 전 인류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 기가 막힌다.
‘구밀복검‘ 이란 ‘말로는 친절하나 마음으로는 해(害) 칠 생각’이란 의미심장한 증오심(憎惡心)'이다. 언제 어디서 무엇 때문에 왜 그리고 누구를 상대로 무슨 이유로 이런 증오를 품게 되었는지는 오로지 우리 전능하신 주님만 그 원리를 인식하고 계시리라 믿는다.

허나, 이유불문 하고, 이는 악의 추다. 이 악의 추는 인류사회에서 남다른 인종간의 이질적 문화에서 발생하는 사고 격차에서 불만으로 이어진 결실이라 본다. 부와 빈 차가 앞선 가운데 교육수준의 격차와 신앙의 갈등이 주역이다. 이에 이어 인종별 색채로 백(白), 흑(黑), 황(黃) 이라는 열등감을 내세운 백인우월주의가 오늘날 혐오(嫌惡)의 주인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념, 신앙, 사회, 원칙, 사명감은 여하간 백인우월주의를 전자로 한 정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의 여지다. 이민자로 형성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노예 제도가 미 합중국 권리장전 ‘The Bill of Rights’에 상반 된다는 헌법하에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정책으로 철폐된 이래 현시점에도 지속되는 인종차별이 자아낸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라는 사회 인식이다.


1960년대 마틴 루터 킹목사의, 수십만 명이 모인 평화시위 속 “나는 꿈이 있다!”는 신념의 결실로 44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탄생, 흑인사회의 자존, 자부심이 미 주류 사회를 휩쓸자 ‘눈꼴사나운 존재’로 맺힌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증오 심사가 결코 전국 위기를 조성한 “Black Lives Matter” 사태로 본다.
업친데 겹친다는 격으로 주류언론의 부채질이 사태의 극성화로 이끄는 상황이다. 언론의 자중 절제가 요구되는 바다.

인종간의 치열한 갈등 문제의 관건은 오만(傲慢) 과 교만(驕慢) 에서 치솟는 우월성이다. 이번 사태는 오바마 대통령 당시 소외된 백인사회의 반발이라 본다. 지난 1956년 이래 60여년 간 각각의 정치적 세력과 사회 갈등 테러와 방위 등 파란곡절의 사회적 난리를 체험한 본인의 소견으로는 우리 한인사회에서도 자각할 필요성을 느낀다.

극소수의 재벌을 제외한 미 주류사회의 삶은 평범한 경제권에서 그날의 수당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알뜰살뜰한 저축으로 휴가철 낭만을 즐기는 순박한 서민들이 대부분이다. 이중 저렴한 시간당 임금에 정부 보조금으로 간신히 유지하는 생계 속에 지친 소수 민족의 반항심, 특히 불우한 경제권 하에 교육 미달층의 빈곤은 늘 사회 불안성을 자아낸다. 이것이 바로 불씨 근원의 심지다.

이들의 생활은 마치 한국 ‘달동네 산동네’ 구공탄 속 운명과 같다. 이들은 일류백화점의 뻐적지근한 명품을 걸친 나들이 사모님의 광적 자만과 교만에 대한 불만과 증오가 깊다. 흑인 소수민족이 일부 부유층 한인들의 흥청망청한 생활상을 보는 시각에 각별한 주의와 배려가 절실하다.

우리의 현실은 자만과 오만도 교만도 아닌 단지 ‘이민의 꿈’을 성취한 노력의 댓가일 뿐이다. 그러나 불우한 소수민족의 시각은 그들의 자부심 침투로 오해하는 경향을 이해하자. 소외된 사회에 대한 신중한 배려와 환원 속 동심동체의 좋은 인연을 화안소성(和顔笑聲)으로 맺기 바라는 한편 구밀복검 백인우월주의 일각에 각별한 경계가 절실하다. 우리 이민의 꿈을 위해!

<하세종 / 뉴욕 지역사회한인회 연합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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