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뢰받고 있는가’

2020-06-22 (월) 김창만 / 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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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마친 담당 의사가 재차 간호사에게 말했다. “내가 분명히 다 꺼냈는데 무슨 말을 하는 거요? 어서 봉합하시오.” 간호사가 얼굴을 치켜들며 말했다. “선생님, 절대로 안 됩니다. 우리가 분명이 12개의 스폰지를 썼고, 데이블 위에 회수된 것은 11개 뿐 입니다.”

의사는 강경했다. “내가 모든 것을 책임 질것이니 어서 봉합하시오.” 간호사는 다시 말했다. “나는 봉합 할 수는 없습니다. 만일 스폰지 하나가 환자의 배속에 남아 있는 채로 봉합한다면 이 환자는 죽고 맙니다. 누가 의사를 믿고 병원에 오겠습니까?”
그 순간 의사가 빙긋이 웃었다. 오른발 신발 밑을 들어 스폰지 하나를 보여 주었다. “당신은 이 병원의 수술실 책임 간호사 자격이 있습니다. 합격입니다.” 간호사는 신뢰성 테스트에서 합격했다. 이처럼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보다 신뢰성이다.“(레스 크소바의 ‘Trust’ 중에서)

‘리더십의 위기’ 라는 말이 빈번히 회자되고 있다. 오늘날 리더십의 위기는 능력이나 경험의 부족으로 생기지 않았다. 도덕적 리더십보다 유능한 리더십을 우위에 놓기 시작할 때부터 리더십의 위기는 야기 되었다. 리더의 가장 큰 자산은 신뢰다. 신뢰가 무너지면 리더십도 무너지고, 신뢰가 살아나면 리더십도 산다.


1973년 FedEx가 처음 출범할 때 창립자 프래드 스미스가 고객에게 한 가지 약속했다. “우리는 고객의 물건을 그 이튿날까지 책임지고 배달합니다.” 이 약속을 굳게 지켰더니 FedEx가 세계 220개국에 지사를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FedEx가 배달하는 박스는 하루에 300만 개가 넘는다.

룻기의 주인공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다. 모압 여인 룻이다. 룻기는 룻의 성실성에 대한 칭송으로 가득하다. 이방인의 땅 모압에서 남편과 두 아들을 졸지에 잃고 폐가한 불쌍한 시모 나오미를 떠나지 않고 지켜주는 룻의 신뢰성은 나오미의 쓰라린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룻의 신뢰성은 후손이 끊어진 나오미 가정을 위해 아들을 낳아준 사건으로 극치를 이룬다. 룻의 신뢰성으로 예수의 족보는 이방인까지 품었고 예수는 이 족보를 따라 이 세상에 메시아로 임재 했다.

<김창만 / 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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