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플로이드 사망 동영상 흑인 여고생이 촬영해

2020-06-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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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인종 차별 항의시위를 불러온 흑인 조지 플로이드(46)가 숨지는 장면을 생생히 담은 동영상을 촬영한 주인공은 10대 흑인 소녀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네소타주 지역일간 스타트리뷴은 11일 플로이드가 경찰관 무릎에 목이 눌린 채 의식을 잃어가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찍은 다넬라 프레이저(17)와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변호사를 통해 이뤄진 인터뷰에서 프레이저는 영웅이 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으며, 자신의 동영상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프레이저는 메모리얼데이 휴일인 지난달 25일 저녁 9살 사촌 동생에게 간식을 사주러 미니애폴리스의 편의점 ‘컵푸즈’에 갔다.

플로이드가 20달러짜리 위조지폐로 담배를 샀다고 신고한 그 편의점이다.

프레이저는 4명의 경찰관이 차 안에서 플로이드를 끌어내는 장면을 봤다.

프레이저의 변호인 세스 코빈은 “프레이저는 자기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세간의 이목을 끄는 경찰관의 살인 중 하나를 목격하고 기록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촬영 당시에는 플로이드가 죽을지도 몰랐고 그렇게 찍힌 동영상과 이미지가 전 세계적인 항의시위를 촉발할지도 몰랐다는 것이다.

프레이저의 동네에서는 이런 경찰의 잔혹 행위가 너무 만연했기 때문에 이 장면을 보고 두 번 생각하지도 않고 녹화를 시작했다고 코빈은 전했다.

코빈은 “(동영상을 촬영한) 그녀의 용기와 침착성, 떨리지 않는 손, 그리고 그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자신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겠다는 마음이 없었더라면 그 4명의 경찰관은 모두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며 어쩌면 또 다른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레이저는 플로이드 사건이 터진 뒤 이 신문에 “세상은 내가 본 것을 볼 필요가 있었다”며 “이런 일은 은밀하게 너무 많이 일어난다”고 말한 바 있다.

프레이저는 이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경찰이 플로이드의 사망 원인을 ‘의료 사고’라고 발표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들은 말 그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 동영상을 봐라”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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