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0대 흑인사망사건 “경찰 배제하고 별도 조사를”

2020-06-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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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주지사 지시

30대 흑인사망사건 “경찰 배제하고 별도 조사를”

워싱턴주 타코마 시내에서 5일 열린 인종차별 반대시위에서 시위대가 매뉴얼 사건과 관련된 팻말을 들고 서있다. /AP

<속보> 각종 의혹에 휩싸이며 ‘제2의 플로이드 사건’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타코마 매뉴얼 엘리스(33) 사망 사건에 대해 제이 인슬리 주지사가 경찰을 배제한 가운데 별도로 조사를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인슬리 주지사가 이처럼 경찰을 배제한 가운데 별도 조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은 당초 사건 현장에 타코마시 경찰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피어스 카운티 셰리프국 대원과 워싱턴주 순찰대원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건을 피어스카운티 셰리프국이 조사를 할 경우 자기 식구를 조사하게 되면서 ‘이해 충돌’이 발생할 수 밖에 없어 경찰을 배제한 독립적인 기구에 의한 수사가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특히 매뉴얼 엘리스의 여동생을 포함해 유가족도 이번 조사에 경찰 배지를 단 사람은 모두 빠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타코마시 경찰과 피어스카운티 셰리프국, 워싱턴주 순찰대 등이 조사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결과, 엘리스는 지난 3월3일 밤 자신이 다니던 교회에서 드럼을 친 뒤 어머니와 형제들에게 전화를 걸어 “드럼을 치면서 은혜를 받았다”고 기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세들어 살고 있던 집주인 부부와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낸 뒤 밤 11시가 조금 못된 시각, 편의점에서 스낵을 사러 간다며 나갔다.

하지만 순찰차를 몰고 가던 타코마 경찰관 2명은 밤 11시22분께 타코마 96가 S와 에인스워스 부근에서 엘리스를 마주쳤다.

당시 경찰은 “엘리스가 도로에서 여성 한 명을 괴롭히고 있었으며 여성의 차문을 열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후 순찰차에서 내려 그를 제지하려고 했으나 그가 순찰차를 계속 발로 차면서 경찰관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경찰은 추가 요원 등을 요청한 뒤 수갑을 채워 체포하기 위해 제압하는 과정에서 그가 의식 불명에 빠졌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밤 11시25분께 긴급 의료요원을 요청했고, 의료요원은 의식 불명 상태에 있던 엘리스를 상대로 40분간 응급소생술을 시행했지만 그는 회복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동영상에선 경찰이 엘리스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바닥에 쓰러진 그를 수차례 무차별 폭행했고, 수갑을 채워 도로 바닥에 눕혀 누르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후 검사결과에서도 그가 산소부족으로 사망해 결국 살해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비디오 공개이후 추가 조사에서 사고지점이 타코마시 경찰과 피어스 카운티 셰리프국간의 경계지역이어서 셰리프국 대원 한 명이 현장에 출동했고, 워싱턴주 순찰대원 한 명도 잠깐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누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맡게 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추후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진 뒤에야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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