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 주말 폭력시위로 얼룩져…경찰과 시위대 충돌 최루탄 난무

2020-06-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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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위대 차량 돌진ㆍ총격도

시애틀 주말 폭력시위로 얼룩져…경찰과 시위대 충돌 최루탄 난무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7일 열린 시위에서 한 청년이 차를 몰고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자 사람들이 차량을 에워싸고 있다. /AP

지난 주말 시애틀 다운타운이 폭력시위로 얼룩졌다.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46)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뒤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애틀 경찰이 폭력시위 예방을 위해 최루탄 사용 금지를 선언했지만 이틀 만에 최루탄을 다시 사용해 시위를 진압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특히 휴일인 지난 7일 밤에는 시위대를 향해 한 청년이 차량을 돌진시킨 뒤 총격까지 가해 인종차별 반대로 시작된 시위가 이젠 경찰의 과잉진압항의에다 총격으로 까지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르렀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니 더컨 시장과 카르멘 베스트 시애틀 경찰국장은 주말이 시작되던 지난 5일 밤 “앞으로 30일간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긴급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 사용이 폭력 시위를 더욱 자극한다는 지적은 물론 시위대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도 하지 않은 상태로 빼곡히 모인 상태에서 최루탄을 사용할 경우 콧물과 눈물, 기침 등이 쏟아져 나오면서 코로나가 대규모로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주말인 지난 6일 시작된 시위는 당초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오전부터 시애틀 다운타운에는 시위대 수천명이 운집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날은 간호사 등 헬스케어 분야에 근무하는 종사자 수천명이 대거 시위에 동참했으며 이들은 ‘무릎 꿇기’를 통해 인종 차별에 반대했다.

평화롭게 진행되던 이날 시위는 밤 7시30분을 넘어서면서 폭력시위로 바뀌었다.

시위대들은 시애틀 다운타운 캐피톨 힐 동부파출소 앞에서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제거하기 위해 무력으로 밀어 부치며 15피트가량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들이 경찰에 돌과 병 등을 던졌고, 일부 시위대들은 폭발성 물질도 던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로 인해 돌 등에 맞은 일부 경찰관들이 부상하기도 했다.


경찰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하며 섬광탄(Flash bang)과 후추가루탄 등을 쏘며 저지한 뒤 30분 만에 다시 바리케이트를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비록 섬광탄 등이 난무했지만 이날까지는 당초 약속대로 최루탄이 사용되지는 않았다.

문제는 휴일인 7일 다음날에 벌어졌다. 전날 폭력 시위에 대한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더컨 시장과 베스트 경찰국장은 기자회견을 자청 “대부분의 시위대들은 평화시위를 하고 있는데 일부가 돌과 병을 던지며 폭력 시위를 하고 있다”고 자제를 당부하면서 “불필요한 과잉진압을 하는 경찰은 일벌백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같은 기자회견이 열린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이날 밤 8시20분께 시위대들이 모여 있던 다운타운 캐피톨 힐지역에서 한 청년이 검은색 세단을 몰고 시위대로 돌진한 뒤 시위대에 에워싸이자 차량 밖으로 권총을 들고나와 총격을 가한 뒤 달아났다.

이 청년인 쏜 총에 시위에 참석했던 27세 청년이 어깨 부상을 입고 하버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의 청년은 경찰에 체포돼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이처럼 살벌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결국 8일 자정을 넘은 시각, 또다시 시위대와 경찰간에 마찰이 발생했다.

경찰이 돌과 유리병, 폭죽 등을 던지며 저항하는 시위대를 향해 섬광탄과 후추가루탄을 쏘며 저지했지만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자 결국 최루탄을 쏜 뒤에야 시위대가 해산했다.

결국 시애틀시장과 경찰국장이 이틀 만에 자신들이 내놓은 약속을 스스로 깬 상황이어서 이를 놓고 시위대가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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