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속보> 타코마 30대 흑인도 경찰에 무차별 폭행당했다

2020-06-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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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흑인사망 사건 당시 촬영 동영상 공개돼

▶ 타코마시장, 관련 경찰 4명 기소 주문

<속보> 타코마 30대 흑인도 경찰에 무차별 폭행당했다

경찰에 의해 희생된 타코마 매뉴얼 엘리스의 여동생인 몬트 카터-믹슨(가운데)과 어머니 마르시아 카터-피터슨(왼쪽), 남동생인 매튜 엘리스 등 유가족들이 4일 피어스카운티 법원 앞에서 진실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AP

‘제2의 조지 플로이드’사건으로 불리고 있는 타코마 30대 흑인 사망사건 당시 경찰이 희생자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 같은 동영상이 공개되자 빅토리아 우다드 타코마 시장은 문제의 타코마시 경찰 4명에 대해 체포해 기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우다드 시장은 지난 4일 밤 배포한 입장문에서 “지난달 발생했던 매뉴얼 엘리스(33ㆍ사진)과 관련해 경찰관들의 행동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그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기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다드 시장을 특히 “이번 문제와 관련해 시의회와 상의를 할 방침이며, 타코마시 경찰들에 대해 바디 캠(Body Cam)을 부착하도록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찰과 가족 등에 따르면 두 자녀를 두고 있는 아빠이기도 한 엘리스는 지난 3월3일 밤 자신이 다니던 교회에서 드럼을 친 뒤 어머니와 형제들에게 전화를 걸어 “드럼을 치면서 큰 은혜를 받았다”고 기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세 들어 살고 있는 집주인 부부와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낸 뒤 밤 11시가 조금 못된 시각, 스낵을 사러 편의점으로 갔다.

하지만 이날 밤 11시22분께 순찰차를 타고 순찰을 하던 타코마 경찰관 2명이 타코마 96가 S와 에인스워스 부근에서 엘리스를 마주쳤다. 경찰은 당시“엘리스가 도로에서 여성 한 명을 괴롭히고 있었으며 여성의 차문을 열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후 순찰차에서 내려 그를 제지하려고 했으나 그가 순찰차를 계속 발로 차면서 경찰관들을 공격해 그와 몸싸움을 벌였고, 경찰은 추가 요원 등을 요청한 뒤 수갑을 채워 체포하기 위해 제압을 하는 과정에서 그가 의식 불명에 빠졌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밤 11시25분께 엘리스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긴급 의료요원을 요청했고, 현장에 도착한 의료요원은 의식 불명 상태에 있던 엘리스를 상대로 40분간 응급소생술을 시행했지만 그는 회복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경찰은 엘리스의 사인을 놓고 “그의 마약을 했으며 비정상적으로 높은 체온에다 폭력적이었다”고 말해 그가 마약 등의 영향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4일 공개된 동영상에선 경찰이 엘리스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바닥에 쓰러진 그를 수차례에게 걸쳐 주먹으로 얼굴을 무차별 폭행했고, 수갑을 채워 도로 바닥에 쓰러져 있던 그를 경찰이 누르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타코마 인종차별반대 시민단체인 ‘타코마 액션 콜렉티브’가 확보한 이 동영상을 촬영했던 여성은 “오 마이 갓”을 연발하며 “그 사람을 빨리 풀어주라”고 호소를 하고 있었다.

피어스카운티 검시소도 2일 엘리스가 필로폰 중독 상태이긴 하지만 사망원인은 신체적 압박에 의한 저산소증, 즉 호홉곤란으로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엘리스의 사망원인을 자연사가 아닌 살인사건으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피어스카운티 셰리프국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된 크리스토퍼 버뱅크(34), 매튜 콜린스(37), 매쉬 포드(28), 티모시 랜킨(31) 등 4명의 타코마 경찰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2명은 백인, 한 명은 흑인, 한 명은 아시안인 것으로 파악됐다.

타코마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이들 4명에 대해 유급 휴가를 보낸 뒤 사건을 조사하다 다시 복직을 시켰으며 이번 사건이 ‘살인사건’으로 규정되자 다시 휴가를 보낸 상태다.

현재 유가족과 타코마 흑인 커뮤니티는 “엘리스의 사망은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똑같이 수갑이 채워진 채 숨을 쉬지 못하게 하면서 발생했다”면서 “타코마 경찰국이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피어스 카운티 셰리프국이 아닌 워싱턴주 법무장관실에서 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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