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보, 날 만류하지 말아요

2020-06-02 (화) 조의호 / 목사
크게 작게
고향 선돌배기 경상도 경산 동네앞 시냇가에 금구덩이라 불리어온 웅덩이가 있다.
그 금구덩이는 무진장 샘물이 솟아오른다. 할아버지가 금구덩이 바닥에 숨어 앉은 고운 모래를 체질하면 사금이 번쩍 번쩍 눈을 뜨고 미소를 머금고 금붙이 처녀인양 수줍은 얼굴을 하고 할아버지 손에 모여든다.

생수를 무진장 공급해 농사가 살찌게 하고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농부가도 불러준다. 또 사금까지 안겨주니 실로 황금 복주머니가 아니랴. 금구덩이 선돌배기여, 복되도다. 감추인 보화가 아니라 뉴요커 31살배기 자못 궁금하여라. 그 금구덩이 오른쪽 가냘픈 어깨에 살짝 올라보려니 여보! 날 만류하지 말아요.

<조의호 / 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