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ㆍ벨뷰 무법천지됐다 … ‘방화ㆍ약탈’로 2일까지 통행금지

2020-06-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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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팬데믹 겹쳐 ‘경제 직격탄’

시애틀ㆍ벨뷰 무법천지됐다 …  ‘방화ㆍ약탈’로  2일까지 통행금지

일부 시위대들이 지난 30일 시애틀 다운타운 노스트롬 백화점 앞에서 경찰차에 불을 질러 파손한 뒤 ‘흑인 사망’사건에 대해 항의를 하고 있다. /AP

지난 주말 동안 시애틀지역이 사상 유례가 없는 무법천지가 됐다.

지난 25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무릎으로 짓눌러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46)가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이를 틈타 대규모 방화와 약탈사건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최근 수십년 동안 전혀 발령되지 않았던 통행금지령이 시애틀과 벨뷰, 턱윌라, 아번 등 워싱턴주 곳곳에서 발령되고 주 방위군이 출동하는 등 그야말로 주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당국에 따르면 시애틀 다운타운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선 지난 주말이 시작되는 29일 밤부터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다음날인 30일 오후 수천명이 운집한 가운데 펼쳐진 시애틀 다운타운 시위는 갑자기 일부 청년들이 폭력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일부 시위대가 경찰차를 포함해 길가에 세워져 있던 차량에 화염병을 던져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어 일부 시위대가 길가에 있던 비즈니스 매장 유리창에 돌을 던져 부수기 시작하면서 일부 약탈자들이 매장 내로 침입해 물건들을 훔치기 시작했다.

이날 시위로 노스트롬, 스타벅스, T-모빌, 치즈 케이크 팩토리 등 유명 매장 수십 곳이 털렸다.

또한 시위대들이 I-5 도로를 점거하면서 UW 인근부터 I-90 교차로까지 I-5 양방향이 전면 차단되는 등 도시 기능이 완전 마비됐다.

이에 따라 제니 더컨 시애틀시장은 이날과 31일 이틀간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다운타운에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더컨 시장은 또한 1일 밤에도 시위가 예고됨에 따라 이날 오후 6시부터 2일 새벽 5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다시 발령했다.

이에 따라 시애틀 다운타운에는 지난 30일 부터 3일 연속 통행금지령이 발령됐다.

제이 인슬리 주지사는 30일과 31일 주 방위군 400여명을 시애틀시에 파견해 소요사태 진압 및 복구를 도왔다.

시위는 다음날인 31일에도 이어졌고, I-5 고속도로도 다시 점거되면서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됐으나 대체로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경찰은 이날 방화로 차량 10여대가 불탄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약탈을 당한 비즈니스도 수 십 군데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피해를 조사하고 있다.

주말이었던 30일 시애틀 다운타운이 집중 공격을 당한 반면 휴일이었던 31일은 벨뷰 다운타운이 타겟이 됐다.

이날 오후 3시부터 벨뷰 다운타운에서도 시위가 예정돼 있었던 가운데 미리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보이는 폭도들 수백명이 벨뷰 다운타운에 있는 스퀘어 몰과 링컨 스퀘어, 브레이번 백화점 등 3곳을 동시에 난입하기 시작했다.

폭도들은 미리 망치 등을 준비해와 유리창 등을 부순 뒤 유명 브랜드의 가방과 의류, 보석류 등을 훔쳐가기 시작했다.

이들이 물건을 약탈해가는 모습은 동영상으로 촬영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세계로 퍼지면서 분노를 사기도 했다.

현재 시애틀과 벨뷰 경찰은 시위 및 약탈 현장에서 30여명을 체포해 정확한 범죄 가담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제이 인슬리 주지사는 31일 기자회견에서 “억울하게 죽은 플로이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추도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이를 틈타 약탈과 방화를 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면서 “이번 사태로 코로나로 인해 가뜩이나 힘든 비즈니스들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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