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서도 경찰이 목눌러…다운타운 시위대 체포과정서

2020-06-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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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죽음 초래할 뻔했다”

시애틀서도 경찰이 목눌러…다운타운 시위대 체포과정서

시애틀에서도 경찰이 무릎으로 시위대의 목을 누리며 체포하는 모습이 포착돼 파문이 일고 있다. 시애틀 경찰이 31일 다운타운에서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AP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46)의 목을 눌러 사망케 한 사건으로 미 전국에서 연일 소요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시애틀에서도 경찰이 무릎으로 시위대의 목을 누리며 체포하는 모습이 포착돼 파문이 일고 있다.

1일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영상 기자 맷 맥나이트는 지난 휴일인 30일 시애틀 다운타운 T-모빌 매장 앞에서 경찰들이 시위대를 체포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트위터에 올렸다.

맥나이트 기자의 영상을 보면 당시 시위대 일부는 T-모빌 매장에 침입해 물건을 약탈하기 시작했으며 곧이어 경찰이 현장으로 출동해 도망가려던 용의자들은 붙잡아 하나 둘씩 체포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경찰들은 주황색 후드 티를 입은 한 백인 남성을 현장에서 제압했고, 한 경찰이 그를 땅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무릎으로 그의 목을 짓눌렀다.

땅에 엎드린 남성은 마스크가 벗겨지면서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이 그대로 영상에서 노출됐다.

당시 시위 현장에서 이 장면을 보고 있던 일부 시위대들은 “그의 목을 그만 놔줘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 백인 남성을 같이 제압하며 수갑을 채우던 다른 경찰은 카메라가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남성의 목을 누르고 있던 동료의 무릎을 끌어당기는 모습도 나왔다.

맥나이트 기자가 촬영한 영상에서는 또한 목을 눌렀던 이 경찰은 앞서 다른 사람을 체포할 때도 무릎으로 시위대의 머리와 목 부분을 짓누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 영상을 놓고 “미니애폴리스처럼 경찰이 또 같은 잘못으로 죽음을 초래할 뻔했다”고 분노하며 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하지만 체포된 사람들이 ‘흑인 사망’사건에 대한 평화적인 항의만 한 것이 아니라 이를 악용해 매장을 약탈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해당 경찰이 잘못된 제압 기술을 사용했을 뿐 그를 살해할 의도는 없는 것”이라고 경찰을 옹호하는 일부 이용자도 있었다.


지난 25일 미니애폴리스 사건 당시 백인 경찰인 데릭 쇼빈(44)은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면서 무릎으로 그의 목을 9분 간 짓눌러 사망하게 했다.

당시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했고 행인들도 목을 놔주라고 말렸지만 쇼빈과 현장에 있던 다른 경찰 3명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해당 경찰 4명은 모두 해직돼 3급 살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플로이드와 쇼빈은 ‘엘누보로데오’라는 같은 나이트클럽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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