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처님

2020-05-28 (목) 원공 스님 / 한마음선원 뉴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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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부처님은 BC 624년 탄생하셨고, BC 544년 열반에 드셨다. 올해 2020년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 2564년이 되는 불기 2564년이다. 올해는 코로나 19 사태로 한국 불교계는 부처님 오신날 행사를 윤달 4월8일(5월30일)에 한다.

부처님은 어떤 분인가? 한때 유럽의 학자들은 현실적인 인간으로 보기에 너무 위대하고 완전한 인격을 갖추고 있어서 신화적인 존재로 생각했다. 그러나 아쇼카 대왕(BC304~BC232)의 석주가 발견되고 거기에 기록된 내용이 석가모니 부처님이 역사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인간(생명 있는 모든 존재)이 언젠가는 도달해야 할 보편적인 진리를 깨달으셨고, 자신의 일생을 통해서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셨다. 그리고 진리(열반)에 이르는 완전한 가르침을 주셨다. 모든 생명체들은 고향(모습이 생기기 이전의 생명의 근본)을 떠나 온갖 모습으로 생활을 하면서 성장하다가 마침내는 진리를 깨달아 고향으로 돌아간다. 불교에서는 그 고향을 열반이라 하며, 고향에 돌아온 사람을 부처님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살아오신 한 때의 이야기를 통해 그 분의 한 면을 느낄 수 있다. 어느 때 바이샬리에 가뭄과 역병으로 시체가 거리를 메웠다. 그들은 부처님께 청했다. “세존이시여, 바이샬리를 구해주소서.” 마가다국에 계시던 부처님께서 오백 명의 스님들과 함께 강을 건너서 바이샬리가 있던 왓지 연맹의 땅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바이샬리에 이르는 사흘 동안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그치지 않았다.

바이샬리에 도착하자, 부처님의 발우에 물을 담아서 거리마다 뿌리며 게송을 외우게 하셨다. 칠일 후에는 질병으로 죽는 사람이 생기지 않았다. 이 일을 계기로 이 곳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원래 이 곳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니간타 교도들이었다. 그들 중의 대표적인 사람이 바이샬리의 총사령관 시하 장군이었다. 그는 무위법에 대해서 부처님께 질문을 한 다음, 죽는 날까지 재가신도로 살도록 허락해달라고 청하며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부처님은 조용히 만류하셨다. “장군께서는 다시 한 번 잘 생각해 보십시오. 장군처럼 명망 있는 사람은 신중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장군은 더욱 깊이 머리 숙이며 “오늘부터 저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제자들에게만 공양을 올리겠습니다.” 부처님은 만류하셨다. “그 말씀을 거두십시오. 당신의 집은 오랫동안 니간타들의 우물이었습니다. 그들에게도 평등하게 공양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는 지혜와 자재한 힘을 지니셨고, 모든 생명들을 자신과 평등하게 생각하는 자비심을 지니신 모든 중생들의 자비하신 아버지로 오셨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본보기가 되어주셨다. 일생을 통해서 자신을 완벽하게 다스렸고, 제자들에게 항상 바른 삶을 강조하셨다. 부처님께서 사신 고요한 일상의 행은 지금도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진리에 이르는 길은 우리의 일상의 삶에 있다는 것을 말씀하고 계신다.

<원공 스님 / 한마음선원 뉴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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