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람을 좋아하는 나무

2020-05-27 (수) 그레이스 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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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장영춘 목사님을 생각하며

사람을 참 좋아했던 나무
사람을 많이 사랑했던 나무
사람들을 위해 존재의 의미를 알았던 나무
사람들을 위하여 끝없이 노력했던 나무

나무의 넓은 그늘을 아는 이도 있고
나무의 큰 사랑을 모르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이가 그 그늘 아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그늘 아래서 상처를 주었습니다
상처받은 나무는 자식을 품듯 다 품으려 애를 썼습니다
상처받은 나무는 그 상처를 사랑으로 내었습니다
상처받은 나무는 자신의 몫인 양
모두 감당하려 하였습니다


나무는 상처를 준 이도 내치지 않고 품었습니다
나무는 자신의 아픔도 잘 견디어 냈습니다
그렇게 나무는 불평없이 하루를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사람을 좋아했던 나무는 사람을 기다렸습니다
사람을 사랑했던 나무는 관계를 소중히 간직했습니다
사람을 위해 존재했던 나무는
사람들을 지키려 했습니다
그렇게 나무는 자신의 삶을 다했습니다.

<그레이스 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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