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페이트 장군의 미국 사랑

2020-05-26 (화) 최효섭 목사 /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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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페이트 장군(Marie Lafayette, 1757-1834)은 프랑스의 장군이었지만 미국의 독립전쟁에 참가하여 큰 공을 세운 사람이다. 조지 워싱턴의 가장 가까운 친구였으며 프랑스 국기의 창안자이기도 하다.
미 국회는 그의 공을 인정하여 본래 프랑스 식민지였던 미시시피 강 하류 일대의 땅 1만1,520 에이커를 그에게 준다고 결의하였다.(1803년) 지금 태풍 재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뉴올리언즈는 바로 이 땅에 건립된 도시인 것이다. 그런데 주 정부의 착오로 같은 땅의 일부가 ‘뉴올리언즈 개발회사’에 주어졌다.

변호사들이 라페이트 장군에게 항의할 것을 제안하였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도시 개발로 사용되는 것이 미국을 위해서 더 유익할 것입니다. 국회도 그것을 더 기뻐할 것입니다.” 장군은 군소리 없이 엄청난 가치의 자기 권리를 포기하였던 것이다. 땅 투기와의 전쟁이 나라를 뒤흔드는 한국에 이런 나라 사랑의 마음이 이권을 앞선다면 얼마나 좋을까!

전기에 연결된 수많은 발명을 한 벨 씨(Alexander Bell)는 영국에서 온 이민이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묘비에 이렇게 새겨 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알렉산더 그래햄 벨/ 발명가, 교사/ 1847년 에딘버러 생/1922년 미국 시민으로서 사망.’ 그가 이런 유언을 남긴 뜻은 고향이야 어디든 미국 시민으로서 미국의 발전을 위하여 살았다는 그의 신념을 후배 이민들에게 남기고자 한 것이다.


뒤늦게 미국에 들어온 한국계 이민들도 힘을 모아 미국을 건설한다는 ‘위대한 사회’ 건설에 기쁜 마음으로 참가해야 할 것이다.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에는 엠마 나자루스의 시가 새겨져있다. “피곤하고 가난한 자들도 오라/ 자유를 갈망하는 군중도 내게로 오라/ 해변에 우글거리는 상한 난민들/ 집 없고 폭풍에 시달린 자들도 이리로 오라/ 황금 대문 곁에서 등불 높이 들고 그대를 기다리노니.” 미국은 지치고 가난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우리들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가자는 자유에의 초청이 뚜렷이 드러난 시이다. 작가 역시 유대계 이민이었는데 복합 인종의 나라 미국의 특성을 잘 나타낸 시이다.

다른 인종, 다른 문화를 배척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나라가 미국이다. 어느 인종이 어려움을 겪든지 따뜻하게 껴안는 것이 미국의 정신이다.
영국 속담에 “사랑은 세상을 둥글게 한다.”는 말이 있다. 모진 곳을 다듬고, 거친 곳을 미끄럽게 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뜻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봉합하려고 갑자기 수단을 강구하기 보다는 평소에 사랑의 유대를 만들어 놓는 것이 해결책이다.
미국인들과 교회 건물을 함께 쓰며 많은 대화와 토의를 거듭하였는데 쌍방이 모두 공감한 것은 “결국 길은 사랑에 있다.”는 한 마디였다.

행복한 나라는 정치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피어나는 사랑의 일꾼들에게 의하여 만들어진다. 사랑은 부자를 만들지는 않아도 가치 있는 인간으로 만든다. 무엇이 사랑인가? 마음 상할 때 침묵하는 용기, 내 음성이 떨릴 때 기도하는 인내가 사랑이다.

<최효섭 목사 /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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