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한 부부생활

2020-05-04 (월)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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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 행복한 가정은 행복한 부부생활을 말하는 것이니 부부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규명할 팔요가 있다. 모든 사람이 추구할는 사랑, 결혼, 가정 등은 남자와 여자의 조화로서 이루어진다. 하모니(Harmony-화음)를 사전은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서로 다른 소리들을 하나로 묶는 작업이다. 그래서 더 자연스럽고 발전된 새 질서를 창조하는 음악 형성의 3대요소 중 하나이다.”

부부의 불화 요소는 성격 차이보다 이해의 부족에서 온다. 사람은 얼굴이 다르듯 ‘다른 점’이 바로 인간의 특색이다. 오히려 다른 점을 음미하고 다른 소리들을 묶어 하모니의 아름다움을 창조해야 한다.

미국의 화장품 회사 Avon 이 중국에 공장을 세우고 화장품 이름을 愛芳(아이팡) 즉 사랑의 향기라고 지었다. 멋진 번역이다. 결국 부부의 사랑이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을 담은 것이다. 요즘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가 communication (교통)이다. 이 말은 라틴어의 communus에서 나왔는데 “짐을 함께 진다”는 동거동락(同居同樂)의 뜻이다. 즉 사랑의 아름다움은 함께 고생하고 책임도 함께 지는 정신으로 만들어가는 것임을 나타낸 것이다.


성경의 창조설화에 의하면 하나님이 첫 남자인 아담을 만들고 그 후에 그와 동거할 여자 하와를 만들었는데 그들 한 쌍을 보고 하나님 자신도 매우 기뻐하고 만족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서로 돕는 배필(配匹)이 있어 비로서 인간이 완성되었음을 나타내는 기사이다.

나는 ‘부부생활 십계(十戒)’라는 것을 써보았다. 즉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하여 피해야 할 점 열까지를 말한다.
(1) 눈이 있어도 흠은 보지 말며 입이 있어도 실수를 말하지 말지니라. (2) 두 사람이 동시에 화를 내지 말지니라. 꼭 한번은 화를 낼 수 밖에 없는 사정이라면 교대로 한 사람씩 화를 내라. (3) 집에 불이 나지 않은 이상 고함을 지르지 말지니라. (4) 아내나 남편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지니라. 남편도 아내도 배우나 정치가가 아니다. (5) 상대의 아픈 곳을 긁지 말지니라. 기왕 긁으려면 가려운 곳을 서로 긁어주는 원숭이 부부에게도 배울 점이 많다.
(6) 분을 품고 침상에 들지 말지니라. 부부의 화는 기하급수적(幾何級數的) 성격이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엄청 확대된다. (7) 처음 사랑을 잊지 말지니라. 연애시절 혹은 결혼 초기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가끔 회상하라. (8) 결코 단념하지 말지니라.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 기다리는 것은 절재 금물(禁物)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9) 숨기지 말지니라. 서로 얼마나 숨기고 있느냐 하는 것이 애정의 척도이다. (10) 본래의 중매자를 빼돌리지 말지니라. 그대들을 짝지어 주신 이는 하나님이시다.
생리적으로나 성격적으로 여자와 남자는 재미있는 대조를 가지고 창조되었다. 한 마디로 남자는 처음에 승부를 걸고 여자는 나중에 승부를 낸다. 남자는 힘차게 출발하고 여자는 차분히 마무리한다. 어느쪽이 낫다고 따질 성격이 아니라 양쪽 모두가 특색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그 둘을 합하면 가장 이상적인 인간이 된다.

완전히 맞는 남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얼마큼 서로 맞추어 나가느냐 하는 데에 재미도 있고 기대도 있는 것이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것은 매우 정상적이다. 갈등은 서로가 필요하다는 증거이고 오히려 서로 부족함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잘 된 일이다. 갈등은 보다 높은 완성을 향한 과정인 것이다. 결혼은 사랑의 만남, 아이는 사랑의 열매, 가정은 사랑의 온상. 가정에서 사랑이 빠지면 폐허나 다름이 없다.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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