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벽을 기다리는 마음

2020-04-23 (목) 나정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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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밤의 어두움이 무서웠다. 어른들은 도깨비나 귀신 이야기를 무섭게 하여 아이들을 떨게 했다.
어두운 시골 길을 걸을 때는 도깨비가 금새 튀어 나올 것 같았다. 그러나 한번도 도깨비를 보지는 못 했고 어른이 되어 그런 이야기는 잊어갔다.
지금 세계는 도깨비 같은 바이러스 때문에 떨고 있다. 이웃 집에 바이러스에 노출 된 이가 살고 있는지 어쩐 지도 알 수 없고 길 가다가 사람을 피해서 가야 하며 사람이 무서워서 집에서 꼼짝 못하고 답답함과 두려움 속에서 스트레스만 쌓여 간다.

우리는 아파서 병상에 누우면 자기 생활을 반성하고 한번 정도 자기를 되돌아 보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런 도깨비같은 바이러스가 인류를 어떻게 위협하게 되었는지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지구의 온난화와 자연환경의 파손이 인류에게 엄청난 재앙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학자들의 경고는 오래 전부터 계속되어 왔다. 숲이 훼손되면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동물들이 인간사회로 내려오고 인간들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퍼트리게 된다고 경고 했던 전문가의 글도 있다.


한 곳에서 발병한 역병은 오가는 많은 여행자들을 따라 순식간에 전 세계를 휩쓸었다. 그만큼 세계는 좁아졌고 인류는 한 가족이 되었다. 이제는 자국의 이익만을 앞세울 때가 아니다.

전쟁을 하기 위한 신무기 개발 같은 엉뚱한 짓은 이제 그만 둘 때이다. 또 다시 닥칠지도 모르는 지구의 위기에 대비하여 세계의 지도자들은 마음을 모을 때이다. 아무리 어두운 밤도 새벽은 오기 마련이다. 참고 기다리면 이 어려운 시기도 지나갈 것이다.

<나정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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