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래통합당의 결자해지

2020-04-22 (수) 오해영 뉴욕평통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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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너무 했다. 이렇게 무너지는가 모리배의 골방 객담이라면 귀 한번 씻고 말겠다. 그러나 현실정치의 한 축을 차지한 거대 제1 야당이 상상을 넘어 쇠락한 정치집단이 될 줄이야 짐작이나 했나, 허무개그 일뿐 당장은 추하지만 언젠가는 쓸모 있게 될까 글쎄다. 총선 결과는 충격적이다. 이 정도의 승패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자신들의 위치조차 파악하지못했다. 지피지기( 知彼知己 )를 말할 것도 없이 이미 시작도 하기 전에 지는 선거 였다. 리더십이 없었다. 선거전략은 우왕좌왕 했고 판단은 느렸고 피하는 인상만 줬다. 시작하기도 전에 졌다. 5분의 3을 넘긴 여대야소로 그렇게 어려운 결과는 아니다.

정당 득표율을 따져보자.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33.84 (944만1520표)를 얻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얻은 것은 33.35% (930만7112표) 미래통합당이 오히려 앞섰다. 큰 차이다. 완전한 비례대표제라면 300석중 더불어민주당이 116석 미래통합당이 102석이 된다.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연동제비례대표제가 정당 득표율에 가깝게 의석을 배분하는 것을 감안하자는 것을 거부한 것이 미래통합당의 착각과 오만의 실패의 시작이 됐다.
요즘 뉴욕 한인사회도 희비가 엇갈린다. 아주 잘 됐다는 측과 이제 한국하고는 이별이라는 극단적인 측도 있다. 카톡에는 온통 실망과 비판적인 글이다. 사실 오늘의 야당의 완패는 자초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후 비박, 친박 싸움과 당 운영이 축을 잃었다. 집권당은 2017년 집권이후 당세 확장에 모든 조직을 동원, 당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대한민국 사회자유주의 정당으로 문재인 대통령 중앙당사에 정책연구소, 민주연구원 학생 조직,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청년조직 등 수많은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예측건대 지금은 약 천만 명이 훨씬 넘을 것이다. 아울러 해외에도 민주당원 조직이 활동 하고 있다. 뉴욕에도 당원신청서를 조직적으로 유포 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토록 집권당은 당세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면 야당은 뭘했나. 집안싸움에 권력다툼에 당명 수시로 바꾸고 태극기 들고 거리를 누비면서 안주 했다.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오니까 이제 집권당은 따놓은 단상이다 했을 것이다.

물론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집회 금지가 아니었으면 지금과 같이 참패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그간 태극기의 최면에 빠져 민심을 착각 했고 표심을 못 얻어 탄핵 이후에도 쇄신 게을리 하고 수권 세력으로서 비전을 제시 못해 주류 권력이 진보로 기울었다.

민심은 늘 변한다. 정부와 여당은 작금의 어려운 경제 위기와 코로나사태를 야당 협조와 협치를 구현하는 것이 집권 여당의 책무다. 이제 민주당은 가혹하게 국정 운영 능력을 평가 받게 될 것이다.
소수 야당이라고 평하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표방하고 무소불위 권력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그 결과가 표출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야 한다.

<오해영 뉴욕평통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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