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금목걸이 십자가

2020-04-04 (토) 김길홍/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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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이 가까워지고 있다. 금년엔 코로나19 때문에 감격스러운 예배를 드릴 수가 없을 것 같다. 며칠 전 잠에서 깨어보니 새벽 2시15분이었다. 다시 잘까 하다가 리빙룸으로 가서 엎드렸다. 하나님 아버지! 지구에 창궐 하는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저도 불안 합니다. 어떻게 하면 됩니까? “금목걸이 십자가를 목에 걸어라!”, “에이, 하나님! 이태리에서 800명이나 하루에 죽어 가는데 그 중에 십자기를 목에 건 사람이 없어 죽습니까?”, “ 잔소리 하지 말고 목에 십자가를 걸고 생각해라”

그날 아침내내 금 목걸이 십자가를 생각하며 성경의 베드로 생각이 떠오른다. “다른 사람은 다 선생님을 떠날지라도 난 절대 선생님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아니다 네가 닭이 울기 전 세 번 나를 모른다고 부인하리라 ” 예수가 십자가를 지기 위하여 가야바 법정에 잡혀 가시던 날 모닥불 곁에서 불을 쬐고 있는 베드로 어린 비자 하나가 와서 “당신도 그의 당이라. ” 말하자 완강히 아니라 부인 한다. 그때 닭이 울었다. 예수는 잡혀가 십자가의 형틀에서 죽고 그는 배신자가 되었다.

이발소는 퇴폐 문화지로 어느 곳이든 여자 마사지가 면도를 해주었다. 어느 날 동네 이발소에서 여자 마사지사에게" 네가 갖고 싶은 것이 무어냐?” 물으니 십자가 금목걸이란다. 십자가 금목걸이를 집에서 갖다 주었다. 그 목걸이는 한 교회에 부흥회의 강사로 갔던 때 가난한 한 여집사가 자기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준 귀한 선물이었다.

그 일이 오랫동안 짐이 되던 차에 장농에 깊숙히 감추어 둔 금목걸이(18k?) 가 생각나서 아내에게 금목걸이를 내놓으라 말하자 남자가 무슨 목걸이? 웃긴다며 거절했다. 교인 한명의 마음을 저버린 목사의 행동을 성찰 하라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 것 같아 꼭 갖고 싶었다.


옥신각신 하다가 내 얼굴이 험악하게 변하자 “성난 모습이 꼭 악마 같다”며 며칠간 뚱한 아내를 보면서 마음이 안되어 목걸이를 아내에게 걸어 주었더니 다시 악마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내 목에 걸어준다.

젊은 시절이 생각났다. 아내에게 웃으며 “악마도 십자가 금목걸이를 좋아하나 봐.”라고 한마디 했다.

<김길홍/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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