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작은 것은 아름답다

2020-03-30 (월) 김창만/ 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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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어린왕자에게 말했다. ’낙심하지 마. 정원에 가득 핀 수천 송이의 장미보다 지금 네가 키우는 한 그루의 장미가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거야. 한 그루의 장미를 아낌없이 사랑해봐. 한 그루의 장미를 통해 수천 송이 장미와 창조적인 관계가 열린단다.’

여우의 충고를 따라 어린왕자는 변함없이 장미 한 그루에게 온갖 정성을 쏟아 부었다. 어린왕자는 한 그루의 장미 때문에 행복했으므로 다른 장미들도 사랑할 수가 있게 되었다. 여우가 지구의 삶을 마치고 자기의 별로 돌아가면서 어린왕자에게 또 다시 말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보이지 않는 곳에 우리의 꿈은 존재하지. 뜬 눈은 장님이지. 눈을 감아야 해. 눈을 감으면 작은 것의 아름다움이 보인단다.’ 어린왕자는 여우의 말을 듣고 눈을 감았다. 그러자 자신이 가진 작은 것 하나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임을 깨달았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중에서)

구리는 전선줄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구리는 인, 유황처럼 생체의 필수 미량원소중 하나다. 인간의 몸은 통상 80밀리그램 정도의 초미량 의 구리를 함유한다. 몸 안의 구리의 함량이 결핍되면 생명은 위해하다. 심비대증, 심부전증, 심장마비, 고혈압, 빈혈은 모두 구리 성분의 작은 결핍으로 온다.


식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기본 원소는 모두 10가지다. 산소, 탄소, 수소, 질소, 인, 황, 칼륨, 칼슘, 마그네슘, 철분이다. 그 중에 하나라도 부족하면 식물 성장은 치명적 제한을 받는다. 독일의 식물학자 유스튜스 폰 리비히는 이것을 ‘최소량의 법칙’이라고 불렀다. 리비히는 식물의 성장이 영양분의 총량이 아니라, 기본 원소의 최소량의 수위가 전체와 균형을 이룰 때 촉진된다는 사실을 임상적으로 증명했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사울은 거대주의(gigantism)를 선망하는 삶을 살다가 왕의 자리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작은 산동네 베들레헴의 일개 목동이었던 다윗은 ‘작은 것은 아름답다.’라는 은유를 가슴에 품고 살았다. 사사 사무엘은 다윗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웠다. 이스라엘은 다윗처럼 작은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굴기(屈起)한 나라다.

<김창만/ 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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