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나님, 이게 뭡니까?

2020-03-27 (금) 문석호/ 효신장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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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을 듣고는... 열심히 교회를 다니던 어느 착한 총각이 어느 날 방문한 선교사님의 간증을 들으면서... 은혜를 크게 받았다. 그리고는 선교사(宣敎師)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어느 날 목사님을 찾아 상담했다.

“그런데 자네는 외국에를 나갈 수 없을 텐데. 어쩌지? 외국 말을 한마디도 못하니 말이야! “사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의 가정파탄으로, 초등학교도 다니다가 그만 둔 상태였다. 청년은 선교사로 나가는 것 대신, 돈을 조금이라도 벌어서 선교사님을 돕기로 마음 먹었다.
외딴 동네의 허름한 집을 겨우 사정하여 세를 얻어 만화방을 차렸다. 아이들은 제법 모여들었다. 청년은 아이들과 사귀게 되었고,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에 선교비도, 비록 큰 돈은 아니었지만 바칠 수 있었다.

그 동네 청소년들 중에는 동네에서 가장 잘 살면서 세도를 부리는 집의 예쁜 외동딸이 하나 있었다. 어느 날 동네에 난리가 났다! 그 외동딸이 그만 임신을 한 것이다! 조용했던 동네가 발칵 뒤집혀 조사한 끝에, 결론은 그 만화가게의 총각이 범인이었다.


동네 사람들은 몰려가 만화가게를 완전히 때려 부숴버렸다. 청년은 온갖 돌팔매와 함께 수모를 당한 나머지 결국 동네에서 쫒겨 났다. 쫓겨난 총각은 다른 동네로 도망가다 시피 하여... 거기서 다시 작은 집을 겨우 세얻어 또 다시 만화가게를 차렸다. 교회에 선교비를 보내려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임신을 한 그 여자 청소년은 집밖으론 얼씬도 못한 채, 결국 아이를 낳았다. 어느 날, 그 여자가 어린 아기를 감싸 앉고서 그 먼 거리의 총각을 찾아왔다. ‘정말 죄송하지만, 이 아이를 얼마동안만 맡아주세요!’. 마음씨 착한 총각은 말없이 그 아이를 맡아 성심껏 잘 돌보았다.

제법 세월이 지난 어느 날, 그 부잣집 딸이 다시 찾아왔다. 어느 말쑥한 청년과 함께 온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동안 아이를 잘 돌봐주어서 고맙습니다!’, ‘이 은혜를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하면서 아이를 품에 안고는 돌아갔다.

여자아이를 임신케 한 것은 그 만화방의 총각이 아니었다. 한동안의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청년은 결국 실토를 했다. 딸의 가족과 그 총각의 가족들은 함께 모여서 결론을 냈다. 두 사람의 결혼을 승낙하기로 하고, 속히 그 어린아기를 찾아오도록 한 것이다.

얼마 후, 그 동네에서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 집을 하나 지었다. 제법 좋은 집을 만들고는 그 만화방을 하던 청년을 수소문하여 찾은 후에, 그 총각을 모셔왔다.

“미안해요. 우리를 용서하세요! 앞으로는 여기를 떠나지 말고, 여기서 만화가게를 꾸미고, 우리 동네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시구려!”. 총각은 그 안에다 만화방만을 차린 것만이 아니라, 놀이교실, 성경이야기 교실도 만들었다. 가끔 목사님을 모셔와서는 예배도 드렸다. 아, 그 동네 주민들은 거의 모두 신자가 되었다.

청년은 졸지에 동네의 선교사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 어린아이의 젊은 부부도 출석하여 교인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그 총각은 자신이 꿈꾸던 어느 시골 마을의 선교사가 된 것을 알고는... 하나님께 감사했단다. (이 이야기는 거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
세상은 종종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되어지지 않는 것을 본다. 그래서 우리는 아픈 마음으로 이렇게 외친다.

“하나님, 이게 뭡니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겁니까?” 그러면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실 것이다. “왜? 뭐가 잘못된 것인데?, 조금 후에 보렴! 나는 네 하나님이다!”

성경은 교훈한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는 하늘이 땅 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음이니라”(이사야 55:8-9) (교회당을 대신 하여 가정에서 예배드리는 시절을 경험하면서.)

<문석호/ 효신장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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