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코로나19’성숙한 시민의식으로

2020-03-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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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사태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6대주 80여개국으로 번졌으니 사실상 ‘팬데믹’ 단계이다.

발원지 중국은 확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한국은 아직도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길고 지루한 싸움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몇가지 있다.

첫째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과도한 불안과 공포심을 자제하고, 군중심리에 휘둘려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등의 이기적인 과잉 대처를 경계해야 한다. 지난달 27일 뉴욕한인회를 중심으로 직능단체협의회, 변호사협회, 의사협회 등 5개 한인단체들이 공동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아시안에 대한 차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커뮤니티 차원의 대응과 결집도 필요하다.


둘째 침체된 경기로 어려움을 겪는 타운 업소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얼마 전에도 신천지 교인이 한국마켓을 방문했다는 가짜뉴스를 비롯 이와 비슷한 헛소문이 계속 돌면서 식당과 샤핑가 등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움츠러들지 말고 자발적으로 타운 업소를 이용하며 응원하는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셋째 비상사태를 겪고 있는 한국의 동포들을 위해 위로와 지원의 손길을 베푸는 일이다. 본보와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가 공동으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및 확산방지’를 위한 ‘모국 대구·경북을 도웁시다’ 성금모금 캠페인이 지난 4일 시작되어 오는 4월4일까지 한달간 열리고 있다. 캠페인에 성금이 답지하고 있는 것은 미주한인사회의 살아있는 온정을 보여주고 있다.

넷째 개인위생의 철저한 준수다. 보건당국의 안전수칙에 따라 손 자주 씻기, 허그와 악수 대신 구두로 인사하기, 타인과 6피트 이상 거리두기 등의 위생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감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질병 자체가 아니라 공포와 불안이라는 심리적 바이러스다.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을 부추기는 이 바이러스를 치유할 백신은 침착하게 일상을 유지하는 평상심과 성숙한 공동체 의식이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타인을 배려하고 커뮤니티가 힘을 모으면 어떤 고비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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