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디테일의 기적

2020-03-09 (월) 김창만/ 목사·AG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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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백화점 노드스트럼은 1901년 시카고의 변두리에서 작은 구두점으로 창업했다. 노드스트럼이 짧은 기간에 최고의 백화점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은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 고객 중심의 섬세한 서비스 전략 덕분이었다.

한 고객이 찾아와 일감을 맡겼다. ‘주말에 중요한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주말까지 양복 두 벌을 수선해 주세요.“ 그 고객은 출발 당일 공항에 나가는 길에 백화점에 들렀다. 하지만 양복 수선은 아직 마치지 못한 상태였다.

그 고객은 하는 수 없이 양복을 찾지 못하고 출장길에 올랐다. 그가 출장지 호텔에 투숙해보니 속달소포가 하나 도착해 있었다. 의아하여 그 자리에서 소포박스를 열어보았다. 섬세하고 정성스런 솜씨로 수선이 끝난 양복과 함께 사과의 뜻으로 50달러짜리 넥타이가 들어있었다.“(왕중추의 ‘디테일의 힘’ 중에서)


-탁월함을 꿈꾸는 사람은 대강 대강에 만족하지 않는다. 언제나 치밀한 장인정신으로 산다. 이런 사람에게 사소함의 방심은 금물이다. 명품을 꿈꾸는 도자기 장인을 보라. 95%의 완성도에 만족하지 않는다. 100%의 완성도를 위해 작은 바람소리에도 귀를 기울인다. 황홀한 자화(磁化)를 체험하려고 가마 앞에서 밤을 새워 소나무 장작불을 지핀다.

초밥 왕으로 유명한 일식당 ‘효’의 주인 안효주는 다른 초밥 주인과 무엇인가 다르다. 칼질 하나도 언제나 디테일하고 진지하다. 밥 짓는 물도 직접 추곡 약수 물을 길어다 쓴다.
보통 생선을 다룰 때 뜰채로 휙 잡아서 바닥에다 내려쳐서 잡는데, 초밥 왕 안효주는 그렇게 잡지 않는다. 수건으로 생선의 눈을 슬며시 덮고 나서, 고통을 주지 않고 조용히 잡는다. 일본 연수 때 배웠다고 한다. 바닥에 내리쳐서 잡는 생선은 살이 상처와 스트레스를 받아 맛이 떨어진다.

휴렛페커드의 창업자 데이브 패커드는 말했다. “기회는 디테일 속에 있다. 작은 일이 큰 일을 이루게 하고 완벽을 가능케 한다.” “낮게 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영국 속담이다.

<김창만/ 목사·AG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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