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후반전

2020-02-03 (월) 김창만/ 목사·AG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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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고령화 시대다. 이젠 50세 까지가 전반전이고, 50세 이후는 후반전이다. 지구력을 요구하는 운동경기에선 후반전에 승패가 결정될 때가 많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50세를 넘어선 선수들은 후반전을 잘 달려야 한다. ‘하프타임’을 통하여 새로운 준비와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복잡한 것을 가지치기하는 노목(老木)과 같다. 생활을 단순화하라. 직선보다는 곡선의 삶을 살라.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무엇을 배우라. 50세 이후 후반전의 운명은 스스로가 결정한다." 조지 베일런트의 ‘Aging Well' 중에서

나이가 들어 인생의 후반전에 돌입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 의욕과 열정을 꺾는다. 하지만 창의적 노년의 삶을 사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의욕과 열정이 식지 않는다. 우리 듀랜트는 83세에 역사책을 써서 퓰리처상을 받았다. 파블로 카잘스는 91세가 되어도 되어서도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에 매진했다.


제자가 물었다. "선생님은 왜 이 연세에도 날마다 연습을 하시는 겁니까?" 카잘스가 대답했다. "요즘도 실력이 조금씩 향상되기 때문이라네." 무슨 의미인가. 노년이 되어도 뇌세포의 가소성(可塑性)이 소멸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모세는 성품이 잘 다듬어지지 않아 80세까지 실패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모세는 80세의 노년에 극적으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불꽃같은 열정으로 후반전을 의미 있게 살았다.
넬슨 만델라의 전반전은 암울했다. 만델라는 27년 동안 감옥에 갇혀 살았다. 만델라가 자유의 몸이 된 건 70세가 훨씬 넘어서다. 나이와 관계없이 계속 정진하여 74세에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고 75세에는 대통령이 되었다.

당신의 전반전이 미숙했는가. 후반전을 새롭게 준비하라. 당신의 후반전을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라. 지금도 늦지 않았다. 쉬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학습인이 되라. 아브라함, 모세, 갈렙처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모험가가 되라. 인생은 나이가 아니다. 세네카는 말했다. "잘 사용하는 방법만 안다면 노년은 온통 신비스러움과 기적으로 가득 찬 새로운 세계다."

<김창만/ 목사·AG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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