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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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사회내 민족의 자존의식

2020-01-16 (목) 김광석/ 한미헤리티지소사이어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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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4일 뉴욕 퀸즈 플러싱 타운홀에서 27대와 28대 퀸즈한인회장의 이취임식이 있었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가 신임회장의 선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선서를 받은 사람이 퀸즈한인회 이사장이 아닌 뉴욕주 퀸즈 베이사이드지역에서 선출된 주상원의원이었다.

'선서' 란 무엇인가 대통령은 취임시 대법원장 앞에서 “헌법을 준수하겠다” 고 선서를 하는 것이고, 퀸즈한인회같이 이사회에서 선출하는 단체장은 취임시 이사회의 대표인 이사장앞에서 ‘정관과 제규정을 준수'하고 ‘한인들의 권익을 보호’ 하고 ‘단체의 명예를 지킨다'고 선서하는 것이다. 그런데, 퀸즈한인회 회장이 우리가 감독해야 할 선출직 정치인에게 취임선서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10여 년 전에 퀸즈한인회 이사회에 참여하여, 그 당시 회장 중심의 정관을 이사회 중심으로 개정하고, 이사회는 퀸즈에 있는 단체들로 구성하고 향후 이사회의 1/3은 지역에 헌신하는 개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사회를 보강하는 과정에서 이사장직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회장의 선임도 한인들이 직접투표하는 방법에서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비영리단체의 규정에 맞게 전환하였다.


3년 전 퀸즈한인회가 젊은 세대들의 참여와 후대들의 미래를 위해 이사회에서 회장을 1.5세로 선임하였다. 선임된 신임회장이 정치인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싶다는 말을 듣고, 이사회에서는 “회장은 한인들을 대신하여 이사회에서 선출되었기에 한인들 앞에서 해야 하지만, 제도적인 이유로 이사장앞에서 하는 것이다”라고, 정관과 단체의 철학을 들어 그 이유를 설명하고, 취임선서를 이사장앞에서 진행하였다.

그 후 필자는 개인적인 이유로 한인회의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였지만, 3년 뒤 신임회장이 취임선서를 지역정치인에게 시행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또 한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현직회장이 신임회장에게 위촉장을 전달한 것이다. 위촉장이든지 임명장이든지 회장의 선출은 이사회의 결정이기에, 그 위촉장 또는 임명장은 이사장이 전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퀸즈한인회가 정치권에 선서한 것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퀸즈한인회는 한인들의 권익과 보다 발전된 미래와 미국의 공익을 위해 자치적으로 결성한 단체이며, 특히 연방 IRS로부터 501(c )(3)의 비영리단체로 등록되어 있다. 비영리단체는 공익을 위해 활동할 뿐, 정치적 분야에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연방정부 IRS규정에도 법제화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우리의 모임에 와서 축사하며 자신들의 참여를 과시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 커뮤니티의 보고를 받거나 선서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니며, 오히려 우리의 눈치를 보며, 우리에게 다가와야 하는 사람들이다.

1.5세들이 아무런 생각없이 이러한 잘못을 저지르면서도,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도 깨닫지 못하는 세태가 되었는가. 더 우려되는 것은, 우리의 주관적인 의식과 긍정적인 정체성을 말할 때 그 말 자체가 부담스러워 외면해 버리거나, 오히려 그러한 지적에 부정적으로 반박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한인들이 있는 것은 아닌가. 후대들을 교육 시키지 못한 스스로를 책망하며, 부끄러워도 이를 밝혀, 자존의 가치를 일깨우고, 향후 우리 민족의 후손들이 스스로의 가치를 이 땅에서 지켜 나갈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김광석/ 한미헤리티지소사이어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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