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탄핵정국의 미국

2019-12-21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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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18일 하원에서 통과 되었다. 미 역사상 하원에서 탄핵의 불명예를 안은 대통령으로는 앤드류 존슨, 빌 클린턴에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 번째다.
부통령이었던 앤드류 존슨은 링컨 대통령의 서거로 대통령이 되었던 인물로 남부의 노예제 지지자들 편을 들면서 전쟁장관을 해임 했다가 하원에서 탄핵 소추를 당했다. 빌 클린턴은 폴라 존슨과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하원에서 탄핵 소추를 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소추 내용에는 ‘직권남용’과 ‘의회 방해’ 두 혐의가 있는데, 직권남용 혐의는 230표로 그리고 의회 방해 혐의는229표로 통과 되었다. 사실 이 두 개 중 어느 하나라도 통과가 되면 탄핵안은 통과가 된다.
여기서 직권남용 혐의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전화 통화 중 원조를 조건으로 전 부통령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아들에 대한 우크라이나에서의 부정부패를 조사 하라는 것이고, 의회 방해는 탄핵 청문회 동안 증인으로 채택된 인사들이 청문회에 나가지 못하게 한 혐의다.

435명의 의원들이 롤콜방식으로 한 명씩 의견을 말하는데 장장 8시간이 걸렸고 의회는 완전히 공화군과 민주군의 전투였다.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대통령 임기 시작부터 러시아 게이트로 특검을 했고 3년 동안 시간과 인력과 돈을 낭비 하고도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대통령의 당연한 권한을 직권남용 탄핵으로 몰아가면서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민주당도 이구동성으로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해서 자국의 대통령 후보에 대한 비리를 조사해야 원조를 준다고 다른 나라 국가 원수에게 요구를 하는 것이 미국의 신뢰를 손상시키는 것이고 무역과 방위비 등의 문제로 동맹국을 공격하는 것이 미국을 망치는 것이라고지금 탄핵하지 못하면 미국의 대통령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이제 공은 상원으로 넘어 갔다. 하원에서의 탄핵 소추안 통과는 대통령을 기소하는 것이고 상원에서는 기소의 정당성을 따져서 판결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존 로버츠를 주니어 현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되어 상원에서의 재판을 진행하게 되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소추위원(impeachment Manager)를 선정하고 수석 검사 역할을 하고, 상원의 다수당 원내 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이 탄핵 심판형식과 절차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배심원단 대표 역할을 하여 상원에서 표결을 하게 된다.

민주당 주도의 하원에서는 탄핵 소추안이 통과 되었지만 공화당 주도의 상원에서는 통과가 안 될 거라는 전망이다.

상원에서 탄핵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67명이 찬성을 해야 하는데 현재 공화당 53명, 민주당 45명,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2명으로 무소속 합해서 47표만이 현실적인 찬성표로 집계가 되고 있다. 물론 예상되는 공화당의 반란표로 밋 롬니(유타), 수전 콜린스(메인),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50대 50이된다.

지금은 트럼프 지지층은 분노하고 더 결집할 것이지만 탄핵에 대한 찬반은 모두 48%다. 상원에서 부결되면 트럼프 반대측이 분노 하겠지만 그래도 탄핵부결에 대한 찬반은 48%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탄핵은 미국의 여론을 완전히 두동강 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 탄핵 국면을 무사히 넘기면 반란세력을 진압한 개선장군처럼 더욱더 트럼프다운 대통령의 모습을 미국과 전 세계가 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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