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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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과 뱁새

2019-11-18 (월) 나정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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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얼굴이 다르고 성격과 능력이 다른 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뛰어난 능력이 있어 사회의 지도자가 되고 한 시대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통사람 보다 뒤져 자기 한몸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 하여 의미없이 살다가는 이들도 있다.
한 교실에서 똑 같이 공부하는 아이들도 우수한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공부는 조금 못 해도 운동을 잘 하거나 노래나 악기 연주를 잘 하고 공작을 잘 만드는 아이들도 보았다.

중학생때 한 반의 어떤 친구는 수업시간에 졸기 일쑤고 시험 때는 옆사람 답안지 훔쳐 보다가 감독 선생님께 야단을 맞기도 했다. 내가 방학 때 고향 집에 내려가면 그는 시장 한 귀퉁이에서 잡화를 펼쳐 놓고 장사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나중에는 작은 백화점 같은 가게의 사장이 되어 종업원을 여럿 부리고 있었다.

장사를 잘해 돈을 버는 것도 특별한 재능일지도 모른다. 작은 부자는 부지런 하면 되고 큰 부자는 천운을 타야 된다는 말이 있다. 부지런히 일하고 저축하면 가난은 면할 수 있을 것이다. 크게 돈을 벌려면 시대의 변화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여러가지 많은 정보에 대한 지식도 밝아야 할 것이다.


어떤 단체나 모임에서도 활동적으로 나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뒷전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 사람도 있다. 모임의 흐름이나 결정은 대게 앞에 나서는 사람의 영향을 받는다. 관심과 인기도 더 활동적인 사람에게 집중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조용히 앉아있는 여러 사람의 의견이 무시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크고 작은 여러 모양의 돌들이 모여 커다란 돌담을 이루듯 우리가 사는 사회도 여러가지 다른 재능의 사람들이 모여 이루어 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그 본성대로 사는 것이니 봉황이라고 교만하지 말며 뱁새라고 부러워 말고 살아야 한다는 ‘장자’ 의 말을 한번 더 음미해 본다.

<나정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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