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리 학교의 모토는 ‘최선을 다 하는 학생이 되자’였다. 그래서 이 모토에 어울리는 기조 연설자들이 많이 초빙되어 강연을 했다. 그들 중에는 한국의 이상묵 박사님도 있었다.
이 박사님은 대한민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알려진 분이다. 서울대학교 교수로, 또 해양 지질학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내가 가르치는 비주얼 학과 학생의 큰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에서 일어난 자동차 사고로 사지가 마비돼 장애인이 되었다. 전신 장애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매우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다. 거기다 유머와 재치는 압권이었다. “사고 후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유명해져서, 그때부터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게 됐다”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 시간 넘게 학생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입을 이용하는 최첨단 장치로 말을 하면서, 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원활한 소통이 가능했다고 한다. 매년 10회 이상의 해외 연설 여행을 다니고, 후배를 양성함과 동시에 장애를 가진 많은 학생들을 옹호하는 대변자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유일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으로 하는 영상 발표, 그리고 재치 있고 유머가 넘치는 질의에 대한 응답에 학생들은 많은 감동을 받았다.
학생들이 당면한 학업의 긴장과 중압감이란 사실 이상묵 박사님이 직면했던 가혹한 시련에 비하면 정말 사소한 문제라는 것에 다들 공감했다.“아무리 힘든 일에 직면해도 그 힘든 시간은 지나간다. 그 시련의 시간을 돌아볼 때 정말 후회 없이 최선을 다 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스스로를 칭찬하자,”라는 교훈을 주신 유익한 시간이었다.
2019년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었다. 개학에 즈음해 이틀 간 열린 이번 학기의 워크숍 논의 주제도 학생들의 ‘건강과 소통’이었다.
현대 사회는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면서 경쟁은 보다 복잡하고 치열해져 간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이 어떻게 꿈과 열정을 가지고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을지 안내하고 도와주는 것이 우리 모든 교사들의 당면 과제이다.
나의 작은 바람은 학생들이 좀 더 넓은 시선과 미래를 향한 꿈을 품고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고, 나 자신은 학생들이 그 길을 잘 갈 수 있도록 작은 밑거름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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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영/ 교사·버겐카운티 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