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개스값 싼 곳 찾아라”앱 보고 퇴근길 주유도

2019-10-03 (목) 12:00:00 남상욱,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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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고 일어나면 값 올라

▶ 카풀·대중교통족 늘고 전기차로 바꾸기도

#한인 정모씨는 이달 들어서 개솔린 가격 현황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자주 들여다 보는 습관에 빠졌다. 하루가 멀다 하고 주유소의 개솔린 가격이 올라가니 좀 더 싼 주유소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는 게 정씨의 설명이다. 정씨는 “자고 나면 바뀌는 게 개스값이고 레귤러 개스값이 4달러나 하니 요즘같이 어려운 생활에 아낄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반문했다.

베이지역 개솔린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며 ‘4달러 시대’에 접어들자 한인들의 일상이 바뀌고 있다.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는 수고를 감수하는 것은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한인들도 늘어나는 등 ‘생존 경제학’이 한인들의 삶에 스며들고 있다. 일부 한인들은 개솔린 차량 대신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갈아타고 있다.


지난 주 베이전역 평균 개솔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4달러대를 위협했다.

1일 전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평균 개솔린 가격이 레귤러 개솔린 기준 4.189달러로 하루 사이에 4.9센트나 급등했다. 이는 지난 1주일 동안 오름세를 보이며 30.3센트나 오른 것이다. 오클랜드는 1주일전보다 30.4센트 오른 4.082달러이며, 산호세(4.070달러)는 33.7센트, 새크라멘토(3.970달러)는 32.7센트 증가했다.

베이지역의 개솔린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드론 피습사태로 급등하던 국제유가가 점차 안정을 찾는 반면 남가주와 북가주의 주요 정유시설 4곳이 한꺼번에 가동이 중단돼 수급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고장에 대한 보수가 완료되기 전까지 개솔린 가격의 급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고유가 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클랜드에 있는 주유소에는 4달러를 알리는 개솔린 가격 표지판이 등장했다. 1일 현재 오클랜드 내 레귤러 개솔린 가격은 제일 싼 곳의 가격이 3.39달러이고 4.49달러에 판매하는 주유소도 나타났다.

레귤러 개솔린 가격이 4달러에 접어들자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는 한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주변 주유소의 개솔린 가격을 확인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싼 가격의 주유소에는 차량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풍경도 목격되고 있다.

직장인 박모씨는 퇴근길에 개솔린을 채우는 습관이 들었다고 한다. 하루가 지나면 올라 있는 개솔린 가격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 확인하면 개스값이 오르다 보니 아예 퇴근길에 개스를 채워 놓는 게 이제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아예 차를 두고 카풀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한인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모씨는 “사무실 동료 중 한 명이 같은 동네에 살고 있어 매일 카풀을 한다”며 “카풀 차선을 이용해 교통체증으로 낭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말동무가 있어 출퇴근길이 심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학원생 강모씨는 “교내 주차비도 비싼데다 개스값도 올라 이참에 차를 집에 두고 버스를 타고 다닌다”며 걷고 기다리는 것이 조금 불편하지만 개스비를 아낀다는 생각에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남상욱, 김지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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