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승자와 패자

2019-09-09 (월)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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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성공적으로 산 사람을 승자(勝者) 곧 이긴 사람으로 보고, 한평생의 삶을 그럭저럭 살고 말았거나 신통치 않게 혹은 불행하게 산 사람을 패자(敗者) 곧 진 사람으로 볼 때, 내가 승자에 속하는지 패자에 속하는지 스스로를 살펴보기 위하여 승자와 패자의 정의를 내려본다.

승자는 몸을 바치고 패자는 혀를 바친다. 즉 인생을 성공적으로 산 사람이란 헌신적으로 산 사람이요, 말만 많이 늘어놓는 사람이 아니다. 승자는 행동으로 말을 증명하고, 패자는 말로 행위를 변명한다. 생활로서 자기의 말을 증명한 사람이 소위 성공한 사람이고, 여러가지 그럴듯한 말로 변명만 늘어놓는 사람은 실패한 사람이다.

승자는 어린 아이에게도 사과할 수 있고 패자는 노인에게도 고개를 못 숙인다. 잘못했으면 아랫사람에게도 솔직하게 사과할 수 있는 사람이 인격을 갖춘 사람이다. 자신의 실수와 과오를 인정하는 사람은 훌륭하다. 승자는 넘어지면 일어나 앞을 보고, 패자는 넘어지면 일어나 뒤를 본다. 넘어졌을 때, 실패했을 때, 잘못을 저질렀을 때가 중요하다. 실패를 좋은 경험으로 알고 전진적(前進的) 자세를 취하는 사람은 장래성이 있고 앞으로 승자가 될 가증성이 보인다. 그러나 한 번 실패에 좌절하는 사람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승자는 시간을 붙잡고 달리고, 패자는 시간에 쫓겨서 달린다. 시간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밤낮 시간에 쫓겨 총총걸음으로 사는 사람은 절대 행복할 수가 없다. 유유(?)하게 살아야 한다.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올지라도 서둘지 말고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나는 관광여행에 가서 노새를 타보았는데 관광지의 노새들은 안전을 위하여 천천히 걷도록 훈련이 되어있기 대문에 마음 급한 사람이 발로 노새의 배를 걷어차도 절대 빨리 걷지 않는다. 나는 그것을 ‘노새철학’이라고 부르고 나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승자의 하루는 25시간이며 패자의 하루는 23 시간이어서 늘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이것을 부정적 사고(否定的 急考)라고 말한다. 기름병에 기름이 절반쯤 있을 때, 긍정적인 사람은 “아직도 기름이 절반이나 있군.”하고 생각한다. 같은 양이라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아이고, 기름이 절반도 안 되는 것 같아.”하고 생각하는 것이 부정적 사고 이다. ‘생각의 태도’가 문제이다.

승자는 과정(過程)을 위하여 살고 패자는 결과에만 턱걸이를 하고 산다. 인생은 과정이다. 결코 결과가 아니다. 성공도 실패도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이고 결과를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공부도 열심히 배우는 과정이 중요하지 성적표가 중요한가? 승자는 구름 위에 태양을 보고 패자는 구름 위에 비를 본다. 지금 구름이 끼었지만 찬란한 태양이 그 위에 있을 것이니 맑은 날이 올 것이다고 생각하는 것이 행복한 사람의 생각이다. 구름을 보고 “아이고, 비가 내리겠군.”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부정적인 사고로 사는 사람이다. 승자의 주머니 속에는 꿈이 있고 패자의 주머니 속에는 욕심만 있다. 꿈을 가진 사람이 장래성이 있다. 성공할 사람은 꿈꾸는 사람이다. 기왕이면 큰 꿈을 꾸라. 늘 찬란한 무지개를 품으라.

승자는 지긋이 들으며 패자는 자기의 말만 하려고 한다. 대화를 해 보면 잘 듣는 사람이 있고, 남이 말할 때 경청(傾聽)하지 않고 자기의 말할 차례만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이것저것 많이 안다는 사람에게 그런 경향이 있다. 그런 사람은 성공하기 어렵다. 잘 듣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

승자는 자기보다 우월한 사람을 만나면 배우려 하지만 패자는 질투한다. 남녀간에 질투가 문제이다. 배우려는 마음씨가 매우 중요하다. 승자는 남의 허물을 덮어주고 패자는 남의 갑옷에 구멍난 곳이 없나 살핀다. 남의 과오를 잘 지적 하는 사람보다 용서를 잘 하는 사람이 되라.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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